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김건호 기자] "잠을 못 잘 것 같아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해 6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의 토트넘 소속 마지막 경기가 될 예정이다. 손흥민은 경기 전날(2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적을 밝혔다. 그는 "또 한 번 토트넘과 함께 좋은 자리에 오게 됐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선수들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좋은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쉽지 않은 결정인데 이번 여름에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됐는데, 그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 토트넘 선수들은 물론, 뉴캐슬 선수들도 그에게 다가와 작별 인사를 남겼다.

양 팀 선수들은 손흥민이 빠져나가는 길 양옆으로 늘어서 그의 토트넘 마지막 경기를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토트넘 벤치에 있던 선수들과 스태프 모두 한 명, 한 명 손흥민과 인사를 나눴다. 손흥민이 벤치에 앉는 순간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나왔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손흥민은 "여러 가지 감정이 많이 오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정말 안 울 줄 알았는데, 오랜 시간 보냈던 팀을 떠나려고 하다 보니 마음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선수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듣다 보니 눈물이 많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도 행복한 경기를 했고 축구 팬분들, 동료들, 뉴캐슬 선수들 덕분에 오늘 정말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 것 같다"며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잠을 못 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해준 얘기에 대해 "선수들이 정말 좋은 얘기 많이 해줬다. 제 입으로 얘기하기가 창피할 정도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있으면서 선수들에게 조금은 영감이 됐구나, 조금은 도움을 주는 선수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손흥민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지만, 양민혁(토트넘)과 박승수(뉴캐슬)도 한국 팬들 앞에서 자기 기량을 뽐냈다. 손흥민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를 이끌 유망주들이다.
손흥민은 "(양)민혁 선수나 (박)승수 선수한테는 특별한 말은 안 했지만, 많은 축구 팬분이 보고 있는 만큼 저보다 잘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민혁 선수는 좀 많이 친해져서 저한테도 농담도 하는데, 14살 차이 나는 친구가 농담하니까 적응이 안 되더라. 그래도 너무 보기 좋다. 들어가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면서 어린 친구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저도 새로운 환경에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절친' 벤 데이비스도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하자, 눈물을 흘린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겉으로는 모두 슬퍼하더라. 제가 우는 모습을 진짜 많이 못 본 선수가 제일 친한 친구인 데이비스다. 옆으로 오지 말라고 하더라. 눈을 보면 빨개져 있고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미안하기도 하고 정말 고맙기도 했다"며 "저는 데이비스 아들의 대부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부로서 자랑스러운 대부가 돼야 한다. 축구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멋있는 모습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많은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토트넘 팬은 물론, 뉴캐슬 팬들도 손흥민을 향해 힘찬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너무 감사하다. 저는 어떤 복을 받아 이런 선수로 성장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는지 모르겠지만, 팬분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이 정말 고생했다는 말씀을 해 주시는 거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계속해서 "하지만 아직 축구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더 즐거움을 드리려고 할 것이다. 제가 축구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더 즐거운 모습, 좋은 모습, 행복한 모습을 팬분들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이제 모든 관심사는 손흥민의 다음 팀으로 쏠린다. 그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제가 어제(2일) 엄청 좋은 정보 드렸으니까, 오늘은 양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가오는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음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한다. 현재 손흥민은 LAFC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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