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임시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선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한 정청래 후보는 ‘굳히기’를, 박찬대 후보는 ‘역전’을 노리고 있다.
정 후보는 전당대회와 관련된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며 ‘대세론’을 부각했고, 박 후보는 아직 100만 명의 권리당원이 남았다며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 정청래 “여론조사 진 적 없다” vs 박찬대 “아직 100만명 남았다”
민주당은 오는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를 선출한다. 전당대회 초반 충청·영남권 순회경선에서 박 후보를 약 25%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정 후보는 그간의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판세에 변동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1일 MBC 라디오에 나와 “(전당대회 관련해서) 20여 개의 여론조사가 있었다”며 “한 번도 제가 진 적이 없고 이기는 여론조사가 다였다. 그리고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기는 퍼센티지(%)도 처음에 예상과는 달리 15%·20%(포인트) 정도의 격차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결과 영남·충청권이 25%(포인트) 차이로 제가 이기지 않았는가”라며 “일반적인 여론조사보단 5%(포인트) 이상 더 계산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본다)”고 했다.
반면 박 후보는 아직 100만명의 권리당원 표가 남았다고 강조하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전날(지난달 31일) MBC 라디오에서 “(2주일 전) 영남·충청 발표가 나지 않았는가”라며 “그런데 120만명의 권리당원 중에서 20만명 정도가 투표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아직도 100만명의 권리당원이 남아 있고, (국민) 여론조사 30%와 대의원 투표 15%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아 있는 투표가 토요일(2일) 원샷으로 이뤄지지 않는가”라며 “박찬대가 갖고 있는 정 후보에 대한 상대적인 비교 우위를 충분히 홍보하고 홍보돼 있는 부분들이 반영된다면 넉넉한 승리도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선명성 경쟁’ 속 ‘신경전’
이러한 가운데 두 후보는 선거 직전까지 ‘선명성’ 부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때리기’에 나서며 당원 표심 잡기에 몰두한 것이다. 우선 정 후보의 경우 ‘국민의힘 해산’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정당 해산 문제는 선거를 통해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렇다면 박근혜 정권 때 통합진보당도 선거를 했어야 한다. 통합진보당의 혐의는 내란예비음모”라며 “그 기준에서 보면 국민의힘은 위헌정당 판정이 맞고 정당을 해산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열기가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후보는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 정당해산심판 청구법(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국민의힘을 겨냥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박 후보 또한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해산’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사당으로 전락했고, 반성의 기미도 없지 않은가”라며 “만약 내란 특검을 통해 (국민의힘이) 내란에 동조했다는 것이 수사로 밝혀지고 이것에 대해 죄가 인정된다면 제가 먼저 (정당) 해산 심판을 법무부 장관한테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이번 주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았던 45명의 국민의힘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사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권영세 의원과 사무총장이었던 이양수 의원,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을 자신이 당 대표로 확정되는 즉시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두 후보의 선명성 경쟁이 이어진 가운데,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신경전이 격화되기도 했다. 박 후보 측이 “편가르기를 중단해 달라”며 호소문을 발표한 것인데, 이는 사실상 정 후보 측을 겨냥한 셈이다.
정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의 오더표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국회의원, 지역위원장이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대의원을 뽑아놓고 전당대회장에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소위 오더(누구 찍어라)를 내리는 방식이 있었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전설이 있었다”며 “이번엔 이런 구태가 없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지하는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당원들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시대 흐름을 잘못 읽는 것”이라며 “당심과 의심(의원들의 마음)의 거리가 일치하는 지역구와 당심과 의심의 거리가 너무 먼 지역구가 존재하고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원들의 표심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이는 비교적 박 후보가 의원들의 지지를 더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박 후보 캠프는 ‘갈라치기를 중단해 달라’며 반발했다. 박 후보 측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선거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한 프레임 공격과 갈라치기 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지나친 네거티브가 일부 있었다”며 “특히 ‘당심’과 ‘의심’이라는 갈라치기 이분법으로 마치 당원과 국회의원의 마음이 따로 노는 것처럼 당을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강력한 경고의 뜻을 표하며, 지금 당장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당대회가)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고 반목하고 갈등하는 과정이어선 안 된다”며 “승리에만 집착한 과도한 네거티브와 갈라치기는 민주당을 병들게 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을 약화시킨다”고 꼬집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