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펑펑 우시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는 지난달 31일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는 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함께 현금 3억원을 지급하는 대가로 손아섭을 영입했다.
한화는 현재 '대권'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는 중이다. 1일 경기 전까지 한화는 59승 3무 37패 승률 0.615로 리그 1위를 질주하는 중. 하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2위 LG 트윈스가 격차를 2경기로 좁혀냈고, 3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간격도 5경기에 불과하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이에 한화가 '빅딜'을 단행했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외야수 보강을 위해 수많은 구단의 문을 두들겼는데, 워낙 순위가 촘촘하게 붙어 있는 까닭에 그 어떠한 팀도 한화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는데, 미국에서 실행위 일정을 소화하던 중 손혁 한화 단장이 임선남 NC 단장에게 마지막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마침내 '빅딜'이 성사됐다.
NC가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지난달 28일 KIA 타이거즈와 단행한 3대3 트레이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트레이드를 통해 NC는 최원준과 이우성을 영입하며 외야를 보강하게 됐고, 오히려 코너 외야수들이 넘쳐나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에 NC는 어차피 올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손아섭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
NC는 교통정리를 한 셈이지만, 한화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손아섭의 수비력은 리그 최상위권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팀이 필요할 때에면 언제든 외야로 나갈 수 있는 선수다. 그리고 공격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2023시즌 손아섭은 140경기에서 출전해 187안타를 몰아치며 타율 0.339로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올해도 76경기에서 72안타 타율 0.300을 기록 중이다.


트레이드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손아섭은 NC 구단 유튜브 체널을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손아섭은 인사를 해달라는 말에 "한화 이글스 손아섭이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 문을 연 뒤 "(NC에) 있는 동안 많이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NC 다이노스는 제2의 고향같은 곳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에 2~30% 밖에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서 가장 아쉽다"며 "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다 못보고 가서 아쉽지만, NC가 앞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는 멤버 구성을 하고 있다. 탑으로 올라올 선수가 많다. 눈이 틀리지 않다면, NC의 미래는 밝다"고 했다.
NC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손아섭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졌던 아쉬운 기억도 있고,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것도 기억에 남는다. 항상 2등만 하다가 처음 타격왕까지 했는데, 실력적으로는 많이 아쉽지만, 외적으로는 좋은 추억이 많이 남는 4년이었다. 좋은 추억만 갖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NC는 다른 팀에서 왔다는 것을 못 느낄 정도로 나를 환영해주셨다.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도 팬분들이 야구장까지 오셔서 펑펑 우시는데, 마음이 안 좋더라. 그렇게 나를 위해서 울어줄 수 있다는 팬분들이 있기에 어딜 가든 야구선수 손아섭으로 즐거움을 드리고 좋은 플레이로, 팀은 바뀌지만 사랑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끝으로 손아섭은 새출발을 하게 된 각오도 전했다. 그는 "가는 팀에는 나를 선택한 이유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남은 에너지를 쏟아붓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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