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조선업계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인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철강업계는 대책 마련에 몰두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31일 조선업계는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을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협상 타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스가는 침체한 미국 조선산업을 세계적 수준인 한국 조선산업 기술로 부흥시키는 것이 골자다.
한미 무역 협상의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의 한국 대사관에서 열린 한미무역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을 통해 "오늘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 즉 마스가 프로젝트다"며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MRO) 등을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329180)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대형 조선소들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확대되면서 일감 수주와 실적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세부적인 협상안이 확인돼야 하겠지만, 조선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확대되는 것이다 보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기존 관세율 50% 유지가 결정된 철강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50%로 설정된 철강·알루미늄·구리에 대한 관세의 경우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변동이 없다"고 했다. 이미 두 달 전부터 고율 관세를 적용받던 철강업계는 관세가 그대로 확정되자 당황한 분위기였다.
업계는 이번 관세가 강력한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한국이 놓인 상황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통해 '미국산 철강'을 생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어서다. 한국도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이 루이지애나 주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으나 가동은 2029년 이후로 예상돼 일본보다 5년 정도 뒤처진다.
EU와 비교해서도 그동안 한국은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지만, 이젠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더해 작년 기준 대미 수출액이 347억4400만달러(약 48조원)에 이르는 자동차에 15%의 관세가 붙으면서 가격 경쟁력을 우려한 자동차업계가 원자재 공급처인 철강업계에도 가격 인하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8년부터 적용받던 연간 263만톤 규모의 대미 수출 무관세 쿼터가 폐지돼 관세가 0%에서 50%로 급등하면 미국 현지 기업보다 더 비싼 가격에 공급하게 돼 원론적으로는 수출을 못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도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금이나 전기료 감면 같은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만큼, 한미정상 회담을 전후로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