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상호관세를 일본, 유럽연합(EU)과 동일한 15%로 합의하는 동시에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 반도체·의약품 등의 품목별 관세는 아직 발표 전이지만, '최혜국 대우'가 예고된 상태이다.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의 경우 미국 측의 압박에도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각각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이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세부적인 합의 내용을 소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내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는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아졌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조정했다.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는 것으로 적시했다.
이 같은 합의를 위해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한미 조선 협력 펀드 1500억 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 조선 분야 외에도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에 대한 대미 투자펀드도 2000억 달러 조성될 예정이다. 우리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미 투자 펀드 규모는 일본의 36%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2024년 기준 한국이 대미 무역에서 660억 달러 흑자, 일본은 68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한국은 일본(5천500억 달러)보다 작은 규모인 3천500억 달러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업 펀드 1천500억 달러를 제외하면, 우리의 투자펀드 규모는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농축산물의 경우 식량 안보와 농업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상호관세 인하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487조원)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간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재투자 개념'으로 대통령실은 해석했다.
한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는 외교라인을 통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톨영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날짜를 잡으라고 지시한 만큼 가까운 시기에 구체적 날짜와 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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