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후인정 감독의 비밀병기에서 이제는 권영민 감독의 비밀병기가 돼야 한다.
2022년 10월, 도드람 2022-2023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남자부 7개 구단 감독들에게 우리 팀의 비밀병기를 꼽아달라는 공통 질문이 던져졌다. 당시 KB손해보험의 감독이었던 후인정 감독은 “우리의 비밀병기는 최요한이다. 시즌이 시작하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들블로커 최요한을 비밀병기로 꼽았다. 2m의 신장에 공격력까지 갖춘 최요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후 감독이었다.
그러나 최요한은 KB손해보험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시키지 못했다. 세 시즌 동안 총 22경기‧45세트 출전에 그쳤고, 2024-2025시즌 종료 후 KB손해보험과 작별하게 됐다. 그런 최요한에게 한국전력이 손을 내밀었고, 최요한은 그 손을 망설임 없이 잡으며 한국전력의 일원이 됐다.
최요한은 21일부터 26일까지 경남 하동군-남해군 일대에서 진행된 한국전력의 하계 전지훈련에도 참가해 무사히 훈련을 소화했다. 인터뷰에 응한 최요한은 “이렇게 힘든 전지훈련은 처음이었지만, 마무리하고 보니 모든 과정들이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훈련을 마친 소감을 먼저 전했다.
최요한의 한국전력행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KB손해보험을 나오자마자 한국전력의 연락이 왔다. 최요한은 “팀에서 나온 지 이틀 만에 연락을 받았다. 빠르게 연락을 주신 만큼 꼭 합류하고 싶었고, 타 팀의 연락도 있긴 했지만 한국전력에 가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다. 또 (정)민수 형이 한국전력으로 간 것도 선택의 이유가 됐다. 형이 있으면 적응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한국전력행을 결정한 계기와 과정을 소개했다.

최요한은 KB손해보험에서의 세 시즌에 대해 “아쉬움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하나의 아쉬움을 꼽자면 블로킹이다. 실전에서 좋은 블로킹을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 같다”고 블로킹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서 최요한은 비시즌에도 블로킹 보강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는 “오전 훈련 시작 전에도, 또 야간 훈련 때에도 블로킹 위주로 연습하고 있다. 코치님들도 블로킹 보강을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주고 계신다”고 훈련 포인트를 밝혔다.
최요한에게 있어 고무적인 부분은 그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최고의 롤 모델이자 선배가 이제 같은 팀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국내 최고의 미들블로커 신영석이다. 최요한은 “프로에 맨 처음 왔을 때 신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지 같은 것을 작성했다. 그 때 가장 존경하는 미들블로커가 누구냐는 질문에 신영석이라는 답변을 망설임 없이 적었던 기억이 난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최요한은 “팀에 오니 (신)영석이 형이 내가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먼저 설명해주시더라. 너무 빨리 잘 가르쳐주셔서 오히려 더 이상 물어볼 게 없을 정도다. 그래서 형은 왜 질문이 없는지 의아해하실 지도 모르겠다. 다 형이 너무 잘 가르쳐주신 덕분”이라며 신영석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신영석이 최요한의 성장을 돕는다면, 중부대 시절부터 함께 했던 친구 구교혁은 최요한의 적응을 돕는다. 최요한은 “(구)교혁이와는 베스트 프렌드이자 가족 같은 사이다. KB손해보험에 있을 때부터 교혁이와 각자의 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던 것이 적응에 도움이 됐다”고 구교혁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이렇게 성장과 적응에 한창인 최요한에게 비밀병기 이야기를 꺼내봤다. “후인정 감독님이 그 때 미디어데이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비시즌 때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고 3년 전을 돌아본 최요한은 “이제 권영민 감독님의 비밀병기가 되려면 그때 이상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인상을 심어드려야 할 것이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최요한은 새로운 가족이 된 한국전력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제가 드래프트나 FA로 팀에 합류한 선수는 아니지만, 언제나 팀을 응원해주시고 끈끈함을 보여주시는 한국전력의 팬 여러분들이라면 저를 잘 받아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팬 여러분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며 진심어린 첫 인사를 건넸다.
존경하던 선배의 가르침과 가족 같은 친구의 도움으로 최요한이 새로운 커리어를 열어간다. 이번에야말로 비밀병기의 무서움을 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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