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두경부암은 두개저로부터 상부식도까지를 아우르는 넓은 두경부 부위에 발생하는 암이다. 뇌와 안구에 발생하는 종양을 제외하고, 갑상선, 비강, 침샘, 혀, 인두, 하인두, 후두를 포함하는 30여개 부위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통칭한다.
두경부암 환자의 85%에서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흡연과 동시에 음주를 하는 경우 암발생률이 15~2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에 취약하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와 관련된 두경부암이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특히 젊은 층에서도 두경부암의 발생률의 높아지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HPV 바이러스로 인한 구인두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흡연인구 감소에 따라 흡연 관련 두경부암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HPV 관련 구인두암 발병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한 성생활과 함께 여성 뿐 아닌 남성도 HPV 예방 백신을 맞도록 권고되고 있다.
두경부암은 조기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적으로 5년 생존률이 50~60%로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80% 이상 완치된다. 그러므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한데, 두경부암 분야 전문의의 후두내시경으로 1차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내시경 검사결과 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하며, 암으로 진단되면 발생 범위를 확인하기 위한 영상의학 검사를 한다.
두경부암은 암의 위치, 진행 정도 등에 따라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 면역 항암치료 등을 진행한다. 위치와 종류가 다양하여, 진단, 치료, 재활 과정에서 여러 진료과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이비인후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성형외과, 치과, 안과 등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다.
두경부암 수술은 다양한 신경, 혈관, 근육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난이도가 높다. 수술 후 먹고 말하고 숨을 쉬는 주요 기능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종양 제거 후 결손 부위가 클 경우, 다른 부위의 조직을 가져와서 이식하는 재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 또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전 두경부암의 수술법은 예후가 좋지 못한 만큼 광범한 범위를 절제해, 수술후 삼킴장애, 음성장애와 같은 후유증이 심하고 외관상 넓은 부위의 흉터와 안면변형이 동반되어 환자들의 수술후 삶의 만족도가 낮았다. 하지만 로봇수술이 적용되어 손상을 최소화하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지면서 두경부암 수술의 한계점들이 극복되고 있다.
현재 두경부암에서 로봇수술은 구인두암(편도암, 설근부암)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편도암 수술의 경우 예전에는 대규모의 재건수술이 필요하고, 수술 시간도 길었지만 로봇 수술 도입 후 암은 정밀하게 제거되고 수술 시간과 회복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로봇 구인두암 수술은 얇은 로봇팔로 좁은 입안을 통해 정밀한 수술을 가능하게 해줘 수술 후 환자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또한 종양학적으로도 기존의 수술법과 비교하여 동등한 치료 성적을 보여 근래 구인두암에서는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정교한 수술로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 하며, 치료 후 먹고 말하는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두경부암 수술 후에는 식사 시 삼킴 곤란으로 인한 폐흡인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기능 회복을 위해 삼킴 훈련과 함께 재활운동 병행이 필요하다. 수술 후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이 좋고, 삼키기 어려울 경우 음식을 잘게 써는 등 조리방법을 다양하게 한다. 하지만 입을 통한 음식물 섭취가 어려울 경우 코나 위장에 관을 삽입하여 영양을 공급하는 경관급식을 고려할 수 있다. 흡연과 음주는 두경부암 재발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금연과 절주는 필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교수(이비인후과)는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이 중요하며, 목 부위 혹이 만져지거나 혀, 구강에 궤양이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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