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인터뷰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윤정호(37)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 감독이다. 도곡스포츠아카데미 대표이자 강남구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도 맡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팀 가운데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는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을 총괄 지휘하는 윤 감독은 '공부하는 야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300명 이상의 유소년야구 선수들을 가르치는 윤 감독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 프로 기대주에서 유소년야구단 감독으로
윤 감독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한천리틀야구단에서 경험을 쌓았고, 덕수중, 경기고, 단국대를 거쳤다. 국군체육부대 상무에서 뛰었고,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프로 선수로 활약했다. 넥센을 이끌 차세대 외야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의 덫에 걸려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다. 2014년 고민 끝에 유소년야구단 지도자로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2014년 의정부 쪽에서 어린 선수들을 가르쳤다. 2015년 여러 사람들의 많은 도움 덕에 서울 강남구 도곡동을 중심으로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꽤 많은 인원으로 출발했다. 창단 멤버가 30명에 달했다. "30명 정도로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했고,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첫 출전에 4강 진출 성적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는데, 사실 그때 멤버가 매우 좋았다"고 돌아봤다.
윤 감독은 야구를 기본으로 구성된 도곡스포츠아카데미 대표다. 도곡스포츠아카데미에서는 야구를 비롯해 축구, 육상, 골프, 요가 등도 가르친다. "서울 강남구는 학부모님들의 교육열이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스포츠에 대한 기대치도 매우 높다"며 "야구를 기본으로 성장해 도곡스포츠아카데미를 차리게 됐다. 야구뿐만 아니라 여러 종목에서 지역 스포츠 아카데미로 잘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 '공부하는 야구'의 중요성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은 2015년 창단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30명으로 시작한 팀 인원이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윤 감독은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 전체 인원은 330~340명 정도다. 선수반 60명에 나머지는 취미로 야구를 즐긴다"며 "야구 전문 코치가 6명이다. 여기에 트레이너 등 여러 지도자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가르친다"고 말했다.
300명 이상의 대형 구단을 대표로서 이끌어가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윤 감독이 가지는 기본 지도자 철학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지향하는 '공부하는 야구'다. 그는 "300명 이상이 모두 야구를 엄청나게 잘할 수는 없다. 기량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교육하고, 모든 선수들이 야구를 좋아하게 만드는 게 저희 구단이 추구하는 시스템이다"며 "기본은 '공부하는 야구'에 있다. 선수반 인원들도 기본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뢰, 믿음, 규율과 약속. 윤 감독이 꼭 지키기를 원하는 덕목이다. 많은 선수들이 여러 팀으로 나뉘는 만큼 기본 덕목들을 지키면서 다같이 발전하기를 바란다. "신뢰, 믿음, 규율과 약속. 이 부분들을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함께 잘 지키면 구단은 저절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며 "창단부터 계속 이 덕목들을 지키면서 전진해 왔다. 인원이 적을 때나 많을 때나 언제나 마찬가지로 신뢰, 믿음, 규율과 약속을 항상 지킨다"고 역설했다.

◆ '거침없는'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은 경기를 시원시원하게 하기로 유명한 팀이다. 선수들의 자율적인 플레이를 존중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자세를 취할 것을 주문하는 윤 감독의 스타일이 경기에 잘 반영된다. 윤 감독은 "저는 선수들에게 언제나 욕심은 버리고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스스로 준비 과정을 잘 헤쳐나갈 수 있게 돕는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거침없이 화끈하는 플레이하는 것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고 이야기했다.
어느덧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은 강남을 대표하는 유소년야구단으로 우뚝 섰다. 팀 이름에 '도곡'을 넣은 이유가 궁금했다. 윤 감독은 "강남구 도곡동 쪽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으로 이름을 정하게 됐다. 당시에 강남구 도곡동에 유소년 축구 인기가 많았다. 반면에 어린 아이들이 야구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잘 보이지 않았다"며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하고 두 달 정도가 지나서 팀 인원 100명을 돌파했다. 야구 열기도 축구 못지않을 것이라는 저의 예상이 맞았다"고 웃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수십 회 이상 우승을 경험했다. 윤 감독은 우승뿐만 아니라 모든 순간이 중요하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때가 있다고 했다. "언젠가 9점 차로 뒤지고 있다가 마지막 이닝에 10점을 내고 대역전승을 거둔 적이 있다. 반대로 결승전에서 6점 차로 앞서고 있었는데, 마지막 수비에서 7점을 주고 우승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며 "유소년야구의 매력이 이런 부분에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고, 끝까지 방심을 해서도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10년 동안 구단을 이끌면서 이런 경험을 많이 했고, 저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짚었다.

◆ 유소년야구 저변 확대는 계속된다
300명을 훌쩍 넘는 초대형 유소년야구단을 지휘하면서도 윤 감독은 '유소년야구 저변 확대'를 더 크게 소리친다. 5개로 나뉘어진 팀을 더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저희 구단은 소속 선수들에게 혜택을 조금씩이라도 더 주기 위해서 항상 노력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그리고 선수반과 취미반을 적절히 나눠 맞춤형 교육을 벌여 선수들의 발전을 돕는다"며 "제가 강남구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강남구 전체적으로 야구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더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고 약속했다.
윤 감독의 유소년야구단 저변 확대의 끝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다 야구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선진국형 스포츠아카데미 스타일로 유소년야구단들이 더 커지기를 바란다. "야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도 있고, 가끔 생각날 때 야구를 경험해 보고 싶은 아이들도 있다"며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다 우리 팀에 들어올 수 있다. 우리는 강남을 대표하는 '야구 아카데미'를 꿈꾼다"고 힘줬다.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개최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하는 '개근 팀'이다. 윤 감독은 앞으로도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이 모든 대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금처럼 구단을 잘 유지하면서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 계속 참가하는 게 계획이자 목표다. 저희 구단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이상근 회장님, 윤이락 사무총장님께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강남도곡 유소년야구단의 김용기 원장, 박대석 원장, 이재혁 원장, 김원민 원장, 조민구 원장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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