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충격이다. 김하성(30, 탬파베이 레이스)이 다시 한번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이제 ‘유리몸’이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탬파베이는 26일(이하 한국시각) 김하성을 허리 부상을 이유로 10일 부상자명단에 올렸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절이던 2024년 8월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서 안타를 날리고 상대 견제구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귀루하다 오른 어깨를 다쳐 수술을 받고 오랫동안 재활했다.

지난 5월 말부터 트리플A 더럼 불스에서 재활경기를 치러왔다. 재활경기 막판 햄스트링에 이상이 와서 잠시 쉬었고, 결국 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서 11개월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그런데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 지속되더니 결국 복귀전부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김하성은 더럼에서도 21경기에 출전에 6개의 도루를 했다. 심지어 빅리그 복귀전서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쳤다. 결국 3루를 훔치다 종아리에 경련이 찾아와 사흘간 쉬어야 했다. 이후 한동안 도루를 쉬지 않았지만, 20~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서 다시 3경기 연속 도루를 했다.
22일 화이트삭스전서 2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허리를 다쳤다. 이 여파로 다시 휴식하다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김하성의 도루 의욕이 과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구단이 왜 김하성의 도루를 제지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당연히 더럼에서부터 도루를 하지 못하게 해야 했다. 김하성은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어깨를 수술한 선수다. 선수가 도루를 하겠다고 의욕을 보여도 구단이 말리는 게 정상이다. 특히 복귀전 더블스틸은 100% 벤치 지시였다는 점에서 충격이 두 배였다. 김하성의 건강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증거다.
결국 탬파베이도 김하성의 도루를 안 밀리다 김하성을 부상자명단에 보내고 말았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도 욕 먹어야 할 판국에, 소 잃은 외양간을 쳐다보지도 않으니 충격을 넘어 경악 그 자체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현실 인식이 이 정도인줄 몰랐다.
현재 김하성의 어깨가 괜찮다고 하지만, 수술을 받지 않고 뛰는 선수들만큼 탄탄하다는 증거는 없다. 언제든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무리하게 하면 다시 어깨를 다칠 수 있다. 햄스트링, 종아리, 허리에 문제가 생긴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1년 가까이 실전을 하지 않다가 막 돌아온 선수다. 몸 자체가 예전과 다르다. 지금 탬파베이의 처사는 오랫동안 운행하지 않은 차를 급가속, 급제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마치면 옵트아웃을 하고 FA 시장에 나갈 수 있다. FA 시장에 나가면 1억달러 계약을 장담할 수 없다. 샌디에이고 시절과 달리 자주 다치는 선수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누군가 유리몸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11개월간 어깨, 햄스트링, 종아리, 허리에 차례로 문제가 일어났으니 그렇게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명백히 탬파베이 구단의 책임이다.

김하성도 복귀하면 적어도 올해는 도루를 참을 필요가 있다. 탬파베이가 많이 뛰는 구단이긴 하지만, 김하성의 상황은 특수하다. 정신나간 구단이 아무런 생각이 없다면 김하성 본인이 본인 몸을 잘 챙겨야 한다. 도루 좀 참는다고 FA 시장에서 김하성의 가치가 급전직하하지 않는다. 선수는 몸이 재산이다. 지금은 아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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