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후배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이제 배구로 모범을 보일 준비를 한다.
허수봉이 대표팀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돌아오자마자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18일 모교인 경북사대부고를 찾아 배구부 발전기금 총 2천만 원을 기부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뜻깊은 행사를 개최했다. V-리그와 국가대표팀의 스타로 발돋움한 선배의 자랑스러운 금의환향이었다.
기부행사를 마무리한 뒤 허수봉은 곧바로 대표팀에 재합류했다. 8월 17일부터 중국 장쑤성에서 열리는 2025 동아시아선수권과 9월 필리핀에서 치러지는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임하던 중 전화 연락이 닿은 허수봉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한 4년간은 후배들과 선생님들을 뵈러 매년 찾아갔었다. 이후 한 동안 학교를 못 갔다가 오랜만에 가게 됐다. 학교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도움을 주고자 학교를 방문했다.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행사 소감을 먼저 전했다.

허수봉은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길 바라고 있을까. 그는 “학교 다닐 때 훈련을 하면서 배구 용품 지원이 필요한 순간들을 많이 맞닥뜨렸다. 선수들이 그런 걱정 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 또 재활 운동 장비 확보에도 많이 쓰였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선배 허수봉은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건넸다. 그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운동을 하는 게 힘들겠지만 항상 배우려는 열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길 바란다. 그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허수봉과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브라질 전지훈련 이후 5일 정도 휴식을 취했다. 다행히 크게 아픈 곳은 없다. 일정이 좀 타이트했던 만큼 피로는 좀 쌓였지만 휴식 덕분에 많이 나아졌다”며 몸 상태에는 무리가 없음을 전했다.
다만 심리적으로는 당연히 멀쩡할 수 없다. 2025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네이션스컵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인 4위에 그친 아쉬움이 여전히 진하게 남아 있다. 허수봉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연습 때에 비해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우리가 가지고 갔던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분위기도 처졌다. 그래서 브라질 전지훈련을 통해 공격 쪽에서, 특히 블로킹을 이용하는 공격 루트에서의 보강에 주력했다”고 아쉬움과 그를 털어내기 위한 노력에 대해 들려줬다.

연령별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인해 대표팀의 선수 구성에는 대폭 변화가 감지된다. 조직력 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허수봉 역시 이를 알고 있다. 그는 “멤버 구성이 어떻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어떤 멤버가 꾸려지든 호흡을 잘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지금까지 느꼈던 아쉬움들을 남아 있는 두 대회를 통해 털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선수 구성 변화 과정에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부상이나 사실상의 차출 기피 등의 이유로 대표팀 소집이 감독이나 전력강화위원회의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많다. 이에 대해 허수봉은 “우리가 하는 일은 국가를 대표하는 일이다. 이런 영광스러운 일에 무언가를 바라고 덤벼들면 안 된다.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서 대표팀에 헌신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수봉은 최근 남녀 대표팀의 동반 부진으로 다시 부각된 한국배구 위기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위기론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게 당연히 기분 좋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당연한 비판이기도 하다. 언젠가 좋은 날은 온다. 바닥을 찍었으니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허수봉은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대표팀 일정이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그 기간 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정말 많은 팬 여러분들이 응원을 보내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제는 꼭 좋은 결과를 내서 응원뿐만이 아닌 축하 인사까지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겨울에는 또 리그에서 좋은 모습으로 뵙겠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후배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한 허수봉은 이제 뜨거운 각오를 안고 다시 구슬땀을 흘린다. 대표팀을 위한 그의 헌신이 결실을 맺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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