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다 몰리고, 커맨드가 별로였어" 스스로에게 냉정한 오타니, 46년 만의 ML 3번째 위업에도 만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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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커맨드가 별로였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2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투수, 1번 타자로 출격했다.

이날 오타니는 투수로 3이닝 동안 투구수 46구,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4경기 연속 무실점의 흐름에 마침패를 찍었다. 하지만 최고 99.1마일(약 159.5km)를 마크하는 등 특별한 문제 없이 여섯 번째 재활 등판 경기를 모두 마무리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타석에서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마크했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오타니만이 할 수 있는 경기였다. 오타니는 1회초 선두타자 바이런 벅스턴에게 2구째 스위퍼를 공략 당했고, 투수로 복귀한 이후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오타니는 이후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1회말 오타니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무사 1루에서 미네소타 선발 데이비드 페스타를 상대로 일격을 가했다.

오타니는 2B-1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체인지업이 한 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엄청난 굉음을 바탕으로 무려 113.4마일(약 182.5km)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는 441피트(약 134.4m)를 비행한 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 돌아오지 않았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세 경기 연속 홈런을 완성했고,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세 번째 역사로도 이어졌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1회초에 홈런을 맞고, 1회말에 홈을 친 것은 지난 1979년 랜디 라치 이후 46년 만의 역대 3번째였다. 이후 오타니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2~3회 미네소타 타선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투수로 임무를 완수했고, 타석에서도 추가 안타를 뽑아내진 못했으나, 다저스의 연패 탈출을 끊어내는 결승홈런을 바탕으로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오타니는 이날 투구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오타니는 벅스턴에게 홈런을 맞은 것에 대해 "공 자체가 한 가운데로 몰렸다. 물론 좋은 타자니까 그런 공은 놓치지 않는다. 확실히 내 실투였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타구를 많이 허용했던 것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공이 가운데로 몰린 게 원인이다. 2S 이후,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몰렸다"고 이날 투구를 돌아봤다.

이어 오타니는 이날 투구 감각에 대한 물음에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커맨드가 별로였던게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스플리터는 좋은 반응이 있었다는 점은 플러스 요소라고 본다.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속도 잘 나오고, 모든 구종을 활용하고 있다. 오늘도 스플리터를 조금 많이 던졌는데,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좋은 감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건, 매 경기 진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등판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오타니는 다음 두 번의 등판에서 4이닝씩을 던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투구 제한이 풀리면서, 일반적인 선발 투수들과 마찬가지로 5이닝 이상의 투구를 펼칠 예정이다. 그는 '다음 등판에는 더 길게 던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4이닝은 던지고 싶었는데, 투구수가 조금 많았다. 그래도 그 정도(50구 근처)까지 던질 수 있었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음 등판에서는 더 늘려 가고 싶다"고 말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운드는 100% 만족하지 못했지만, 타석에서의 성과에 대해서는 확실히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오타니는 "타순에 대해선 전혀 불만이 없다. 밤에 연락을 받고 베츠에게 '9번도 괜찮아'라고 말했다. 어느 타순이든 상관 없다. 원래 신경도 쓰지 않는 편"이라며 "최근에 공이 잘 보인다는 느낌이 좋다. 타순과 관계 없이 점점 감이 올라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긍정적"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날 자신의 홈런으로 다저스의 연패를 끊어낸 오타니는 "연패가 계속되는 정신적으로 힘들다. 그럴 때일수록 잘 털어내는게 중요하다"며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인다는 게 좋다. 감이 돌아오고 있다. 내일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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