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더듬었다”…길거리서 실신 여성 심폐소생술로 살린 뒤 ‘추행범’ 몰린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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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웨이보,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중국에서 한 남성 의대 교수가 길거리에 쓰러진 여성을 심폐소생술(CPR)로 살린 뒤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가슴을 더듬었다”며 성추행범으로 몰린 사연이 전해졌다.


21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 중국 후난성의 한 거리에서 젊은 여성이 쓰러졌다. 처음에는 긴급 출동한 지역 병원의 여성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 여의사는 심폐소생술을 하다 지치자 주변에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소리쳤다.

마침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대학의 의대 교수인 핀모(42)씨가 이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 핀 씨는 자신이 임상 의학 학위를 가지고 있고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주저 없이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여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약 10분 뒤 호흡과 맥박을 되찾고 눈을 뜬 여성은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현지 소셜미디어(SNS)에 퍼진 뒤 일부 누리꾼들이 판이 여성의 심폐소생술을 하는 척 가슴을 더듬고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한 누리꾼은 “그는 분명히 그녀의 가슴을 더듬고 있다”고 주장했고, 다른 누리꾼들도 “여성에겐 여성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게 낫다”, “"굳이 가슴을 누를 필요가 있냐”라는 등의 반응도 나왔다.

이에 판 교수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에 충격을 받았다. 무섭다. 내가 비난을 받을 줄 알았다면 선뜻 나서서 돕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흉골에 손을 대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며 “제 심폐소생술이 잘못됐다면 의료진이 지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핀 교수를 옹호하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목격자 중 한 명인 ‘덩샤오핑’ 이름의 한 남성은 “상황이 위급했다. 아무도 그가 그녀의 가슴을 더듬었는지 아닌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 여자는 기절했고 의식을 잃었다. 그들의 노력으로 그녀를 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런 긴급 상황에서는 생명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수컷’이 되어야 하는지 ‘암컷’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할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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