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 초반, 정청래 후보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지난 주말 치러진 충청권·영남권 순회경선에서 정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25%p(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압승을 거둔 것이다.
민주당 안팎에선 정 후보의 ‘선명성’이 당원들의 표심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러한 정 후보의 대세론이 내달 2일 치러지는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까지 이어질지는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35%가 집중된 호남을 비롯해 수도권(경기·인천)과 서울·강원·제주 경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에선 오는 26일과 27일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호남·수도권 경선이 내달 2일로 연기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박 후보도 “충청과 영남 정서는 시작”이라며 호남과 수도권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 “선거운동 더 할 수 있다”… ‘경선 연기’ 변수?
지난 주말 실시된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후보는 각각 62.77%와 62.55%를 득표하며 박 후보(충청권 37.23%·영남권 37.45%)에게 압승을 거뒀다. 누계 득표율은 정 후보가 62.65%, 박 후보가 37.35%로 25.3%p(포인트) 차이다.
이러한 정 후보의 압승에 당 안팎에선 ‘선명성’이 당원들의 표심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KBS 라디오에 나와 “극우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 지지층에선 ‘싸움은 제가 하겠다’며 강경하고 선명한 리더십을 내세우는 정 후보에게 당원들이 반응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YTN 라디오에서 “누가 더 검찰·사법·언론개혁 등을 잘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누가 더 뒷받침할 것인지가 판단 기준인 것 같다”며 “(정 후보가) 말이 아닌 실천으로 당원들에게 보여줬던 것이 어필이 된 것 같다”고 봤다. 또한 정치권에선 현재 특검이 진행되는 점과 검찰 개혁 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정 후보를 향한 당원들의 지지를 견인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정 후보는 줄곧 ‘개혁 당 대표’를 자처하며 선명성을 강조해 왔다. 전날(20일)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도 “(국회) 법사위원장 때처럼 통쾌하게, 효능감 있게 당 대표를 하겠다”며 “최전방 공격수로 개혁의 골을 넣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정 후보의 대세론이 내달 2일 실시되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지는 단정할 수 없다. 아직 호남을 비롯해 수도권과 서울·강원·제주 경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권리당원의 35%가 집중된 호남이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문 원내수석은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지금의 정청래 흐름이 지속될지, 박찬대의 반전이 있을지는 호남 경선 정도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고, 김 원내대변인도 “당원들이 가장 많은 호남과 수도권이 아직 남아있고, 대의원 15%하고 여론조사도 남아있어서 결과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호남과 수도권의 경선이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내달 2일 함께 진행되는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민주당은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차원에서 오는 26일과 27일로 예정됐던 호남·수도권 경선을 내달 2일 전당대회와 함께 치르는 ‘원샷 경선’으로 변경한 바 있다.
경선 일정 변경에 대해 박 후보를 지지하는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아무래도 변수가 있다”며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남과 수도권의 경선 일정이 일주일 연기된 상황에서 정 후보와 박 후보의 차이가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읽혔다.
박 후보도 호남·수도권에서 역전을 벼르고 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충청과 영남 정서는 시작”이라며 “수도권과 호남 등에서도 충분히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청·영남 권리당원 비중이) 20% 미만이어서 호남과 수도권에서 승부가 난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오히려 충청·영남권의 결과가 저한테 좋지 않아서 더 분명하게 현실 인식을 하고 부단히 노력해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치권에선 경선 일정 변경이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박 후보와 정 후보 사이에서 충돌되는 지점이 있으면서 (경선) 연기가 변수가 된다”며 “하지만 지금 연기된 것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당심 측면에서 별로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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