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이 8월 22일로 확정되면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띄운 ‘인적 쇄신’으로 내홍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당대회에서도 친윤(친윤석열)과 반윤(반윤석열) 세력 간 격돌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자 경선 당시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나뉘어 선명성 경쟁이 벌어진 바 있다. 대선 이후 내란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친윤계 의원들은 ‘절윤’을 선택하지 못하고 강성 보수층에 편승해 전당대회 표심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탄핵 국면 당시 세이브 코리아 연설에서 “이번 계엄은 시대적 명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장동혁 의원을 후보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계엄 직후 친윤계와 대립각을 세워 온 반윤계가 ‘당내 인적 쇄신’을 들고 연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 장동혁‧조경태, 당 대표 출마 공식화
장동혁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연일 내부 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온통 극우 프레임에 빠지고 있다”며 “반드시 당 대표가 돼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전당대회 개최가 공식화된 후 친윤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대선후보 단일화 내홍’으로 당내 주류와 대립각을 펼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안으로 당 대표로 추대할 만한 인물을 찾다 탄핵 국면에서 탄핵 반대를 강하게 외치며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은 장 의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당 대표 출마에 군불이 지펴지던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에 새로운 길은 있는가. 2340 청년들에게 묻는다’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자로 나온 전한길 씨는 이 자리에서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장 의원도 “부정선거 문제에 대해 적어도 미래지향적으로 어떻게든 정면돌파해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고 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싸움을 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이 탄핵 국면 내내 주장했던 부정선거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장 의원은 이날 출마를 공식화하며 “탄핵에 찬성했던 내부 총질세력이 탄핵에 반대했던 수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그리고 나를 극우로 몰아가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극우 프레임을 깨부수기 위한 자유민주주의 수호세력과 반자유민주세력의 싸움이 됐다. 이 싸움에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설 것”이라고 했다.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고 ‘인적 쇄신’까지 단행해야 한다는 당내 혁신위를 정조준한 셈이다.

반면, 계엄과 탄핵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대표적인 ‘반윤’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친윤(친윤석열)계 45명+α’에 대한 인적 쇄신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탄핵 국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저지를 위해 관저 앞에 모인 친윤계 의원들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그는 “과감한 인적 청산만이 국민의힘이 다시 사는 길”이라며 “당과 보수진영을 위기에 빠뜨리고 여전히 기득권을 움켜쥐고 있는 구태 세력들을 읍참마속 하지 않으면 우리 당과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내 강성 보수층을 겨냥해 ‘극우’ 세력이라며 이들과의 단절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철 지난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극우·극단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극우 세력의 기준’에 대해 “부정선거론자들과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 또 전광훈 목사 추종하는 세력도 극우”라며 “불법 위헌 계엄으로 파면한 대통령을 다시 불러들이자는 건 반드시 당이 절연해야 한다. 한 가지라도 들어가는 후보가 있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장 의원과 김문수 전 대선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전한길 씨를 극우로 보냐는 질문에 “그런 세력들은 반드시 솎아내도록 하겠다”며 “김문수 전 대선 후보도 극우 세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다. 부정선거론 동조했던 전광훈 목사하고 자유통일당을 창당도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반윤 연대’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윤희숙 혁신위’의 혁신안에 찬성하는 당권 주자와의 연대 가능성이 열려있냐는 물음에 “물론이다. 거기에 동참하는 세력은 다 함께 해야 한다고 본다”며 “안철수 의원은 대선 출마했단 분이 아닌가. (혁신안에) 함께 동참하는 분들은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고, 국민(여론조사) 100%를 통해서 단일화를 하는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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