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존엄성과 학교 명예 훼손했다”…우크라 남성과 하룻밤 보낸 여대생 퇴학 시킨 중국 대학, 누리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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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중국에서 한 대학이 우크라이나 남성과 하룻밤을 보낸 여대생에 대해 “국가 존엄성과 학교 명예를 훼손했다”며 퇴학 조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지 누리꾼의 뭇매를 맞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8일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다롄 폴리테크닉대학은 외국인과 하룻밤을 보낸 여학생을 퇴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 학생인 L(21)씨는 지난해 12월 상하이에서 열린 게임 관련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게이머 나닐로 데슬렌코와 만나 하룻밤을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것은 데슬렌코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 여자는 참 쉬웠다”며 L씨의 사진과 관련 동영상을 올렸기 때문.

이 영상은 데슬렌코의 중국 팬들에게 유출돼 L씨의 실명, 가족 배경, SNS 계정 등 신상 정보기 털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L씨가 다롄 폴리테크닉대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일부 남성들은 대학 측에 L씨의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대학 측의 반응에 충격을 받았다.

대학 측은 L씨의 실명을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부적절하게 어울려 국가의 존엄성과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퇴학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대학 측의 과도한 처벌과 L씨의 사생활 침해에 대해 항의했다. 한 누리꾼은 “그녀의 사생활은 학교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현지 일부 매체에서는 “테슬렌코는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상태였고, 바람을 피울 당시 L씨는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테슬렌코는 “L씨와 친밀했을 때 결혼하지도 않았고 연애 중이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테슬렌코는 또한 동영상을 게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 여성을 ‘싑다’고 말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영국의 한 게임 뉴스 웹사이트는 “테슬렌코가 영상에서 L씨를 껴안으며 러시아어로 한 말이 ‘중국 여자들이 쉽다’는 의미로 잘못 해석되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학 측은 성명을 통해 “L씨가 9월 7일까지 이 결정에 항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L씨는 아직까지 학교 측의 결정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베이징 시둥 법률사무소의 한 변호사는 현지 언론 매체 ‘펑몐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의 결정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정규 고등교육기관 학생 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생은 8가지 상황에서만 퇴학시킬 수 있는데 이 중 어느 조항도 L씨의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지 누리꾼들도 일제히 대학을 성토하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지금이 중세 시대냐”며 “학교가 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젊은 여성이 남성을 사귀는 것이 어떻게 국가의 존엄을 훼손한 것이냐?”, “남학생이 외국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도 처벌할 것이냐?”고 따지는 등 학교 당국을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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