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저는 홈런더비 챔피언입니다."
홈런왕 포수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는 20년 전 다짐했던 꿈을 이뤘다.
롤리는 지난 15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컴벌랜드에 위치한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올스타 홈런더비에서 챔피언이 되었다. 홈런 더비에서 포수가 챔피언이 된 건 롤리가 처음이며, 스위치타자 챔피언도 롤리가 처음이다.
롤리의 우승은 낭만이 있다. 스마트폰이 없던 20년 전, 휴대용 카메라로 촬영한 한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에서 8살 롤리는 "저는 홈런더비 챔피언입니다"라고 말했는데, 20년이 지난 2025년 진짜로 그는 챔피언이 되었다. 더욱이나 아버지 토드 롤리 시니어가 배팅볼 투수로 나섰고, 동생 토드 롤리 주니어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공을 받았다. 가족과 함께 우승을 이룬 것이다.
롤리는 "어디서 이 영상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믿기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우승이라니 정말 특별하고 멋지다"라고 미소 지었다.

롤리가 우승까지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1라운드를 겨우 통과했다. 브렌트 루커(애슬래틱스)와 홈런 개수가 같았다. 홈런 개수가 같으면 최장 타구 비거리로 다음 라운드 진출자를 정하는데, 롤리가 비거리에서 앞서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준결승에서 오닐 크루즈(피츠버그)를 19-13, 결승에서 주니어 카미네로(탬파베이)를 18-15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롤리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운이 좋았다. 첫 라운드가 가장 어려웠다. 이기든 지든 1라운드는 스위치로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 3분이 길더라"라며 "2라운드부터는 좌타자로만 나섰는데, 좀 더 가능성이 있는 쪽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토드 시니어는 "나에게 얼마나 행운이고 축복을 받았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라고 웃었다.
롤리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전반기에만 38홈런을 쳤다. 2001년 배리 본즈 39홈런 다음으로 역대 2위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21시즌 2홈런을 시작으로 2022시즌 27홈런, 2023시즌 30홈런, 2024시즌 34홈런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 이를 이미 뛰어넘었다. 64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 전에 시애틀과 6년 1억 500만달러(약 1457억) 계약을 맺었는데, 돈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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