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
14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자딩구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여성 왕모(66)씨는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데 200만 위안(약 3억8740만 원)을 썼다.
왕씨는 “주로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쇼핑을 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구입한 물품은 화장품, 건강 보조제, 금 장신구 등이었다.
왕씨는 집에 도착한 택배 상자를 뜯지 않은 채 쌓아두기 시작했고, 택배는 금세 집 천장에 닿을 정도로 늘어났다. 택배 상자가 너무 많은 탓에 집에서 돌아다니는 건 물론이고 누울 공간마저 없었다.
왕씨는 “온라인 쇼핑에 중독되어 있으며 그런 식으로 돈을 쓰는 것이 나를 흥분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친척과 친구들이 현금을 빌리러 오지 않도록 돈을 탕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몇 년 전, 저는 도심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교외 자딩구에 있는 이 집을 샀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막기 위해, 나는 물건을 사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내 집에 물건 더미가 쌓여 있는 것을 보면 나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느낄 것입니다.”
왕씨가 소유한 지하 차고에도 그녀가 구입한 물건으로 가득 차 있다. 몇 달 전, 왕씨는 넘쳐나는 택배상자를 보관하기 위해 새 아파트까지 임대했다.
거주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왕씨의 딸은 해외에 살고 있으며 친척들은 거의 방문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왕씨 이웃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지난해 5월부터 이웃들은 왕씨 집에서 악취가 날 뿐만 아니라 복도에 파리와 바퀴벌레가 자주 출몰해 비위생적이라며 불만을 표출해왔다.
이에 지역 당국은 왕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여러 차례 그의 가족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지역 사회 복지사들이 왕씨와 여러 차례 소통하고, 그의 동의를 얻은 끝에 수많은 택배 상자를 치울 수 있었다.
왕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현지 전문가들은 노년층의 정신 건강에 대해 우려했다.
상하이 정신건강센터의 얀펑 박사는 “저장 장애 환자를 만났을 때 물건을 강제로 치우는 것은 환자의 감정적 반응을 자극할 수 있다”며 “저장 장애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심리적 개입이 필요하며 긴 치료 과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현지 누리꾼들도 “왕씨 문제의 근본 원인은 외로움이다”, “"젊은이들은 가족 중 연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