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내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40대 전 직원 A씨가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도 영업비밀·국가핵심기술 유출 및 침해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인천지방법원 형사5부(재판장 홍준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직원 A씨에게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의 실형 및 법정구속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절취한 자료에 생명공학분야의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돼 있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2년 12월 A씨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A4용지 300장에 달하는 회사 문서를 옷 속에 숨기고 출문하려다 보안 직원에 의해 발각돼 체포됐다.
회사는 이를 영업비밀정보 유출행위로 보고 A씨를 관할 경찰서에 인계한 후 곧이어 형사 고발했으며, A씨에 대해서는 자택 압수수색 등 경찰수사가 진행됐다.
수사 결과 A씨는 2022년 12월 초부터 약 열흘에 걸쳐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표준작업지침서) 등 영업비밀 175건을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문서들은 총 3700여장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A씨가 현행범 체포 당시 유출하려 한 문서는 규제기관 대응문서 등의 영업비밀 38건으로, A4용지 300여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12월 검찰은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혐의 등으로 A씨를 불구속 기소했으며, 이어 올해 6월 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SOP 및 규제대응 문서는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가 반영된 핵심 자료로 CDMO의 신뢰도와 직결된다.
업계는 이 같은 자료가 유출될 경우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며, 만약 경쟁사가 이를 획득해 활용할 경우 부당하게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게 돼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A씨가 유출한 자료 중에는 IT SOP, 규제기관 가이드라인 분석자료 등 국가핵심기술 2종 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T SOP는 대규모 생산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통해 표준화된 공정 프로세스를 구현함으로써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의약품을 일관되게 대량 생산해내는 기술을 담은 자료다. 생산성, 품질, 안정성, 비용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운영 효율성과 품질 일관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규제기관 가이드라인 분석자료는 다양한 국가의 규제기관 가이드라인을 다각도로 분석한 후 종합적인 영향을 평가한 결과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배양정제 공정의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핵심 기술자료에 해당하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년 이상 수많은 임직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들여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는 회사의 중요한 경쟁력이자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영업비밀·국가핵심기술 유출 및 침해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며 회사의 핵심 기술과 고객정보 보호를 위해 철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전직한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영업비밀침해 및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 및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형사고소당한 B씨는 검찰 압수수색 등을 거쳐 2023년 3월 불구속 기소됐으며, 현재까지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