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운영비 부족으로 에어컨 잠시 끕니다” 예산이 모자란다며 수업 시간에 에어컨을 끈 초등학교에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예산 문제로 교실 에어컨 가동시간을 축소하겠다고 알렸다. 실제로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한 시간, 오후 3시 30분부터 또 한 시간가량 교실 에어컨은 꺼졌다. 학부모들은 “폭염에 아이들이 에어컨도 안 켜고 어떻게 버티라는 것이냐”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결국 학교 측은 방침을 철회했다. 학교 관계자는 “운영비가 지난해보다 5700만 원 정도 줄었다”라며 “겨울 난방비 등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조정했던 것”이라며 “현재 교실은 정상 가동 중이며 교무실 등은 일정 시간 선풍기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낮 동안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에어컨 가동을 두고 많은 가정에서 고민하고 있다. 냉방 없이 견디기 어려운 여름 날씨지만 전기요금이 가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전력(한전)에 따르면 7일 기준 전국 최대 전력수요는 93.4GW로, 역대 7월 최고치인 92.99GW를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예비력 10GW 이상을 유지할 수 있어 수급은 안정적이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에너지 바우처 지급과 전기요금 할인제도 등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에너지 바우처 지원액 최대 70만1300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또한 정부는 전기료를 걱정하는 가계의 부담을 줄여 주고자 기존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구간을 완화하기로 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급격히 올라간다. 1단계는 ㎾h당 120원, 2단계는 214.6원, 3단계는 307.3원이 부과되며, 1000㎾h 초과 사용 시엔 736.2원이 적용된다. 기본요금도 단계별로 910원부터 최대 7300원까지 붙는다. 여름철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걸 감안해 누진 구간을 완화해 가구당 평균 할인 혜택을 늘린다는 것이다.
한전은 7~8월에 기존 200㎾h에서 300㎾h 이하, 400㎾h에서 450㎾h 초과로 조정했다. 예를 들어 평상시 250㎾h를 사용해 전기요금 4만580원을 냈다면 7~8월엔 6310원 줄어든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또 에너지 캐시백 제도로 전기요금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고객이 직전 2개년 평균 전력사용량 대비 3% 이상 전기를 절감했다면, 구간에 따라 1kWh당 30원, 최대 100원까지 캐시백을 지급한다. 지급액은 전기요금에 반영된다.
전기 사용량은 줄이되 냉방기기는 이용할 방법이 있을까? 에어컨을 똑똑하게 사용해 전기요금을 절약해 보면 어떨까. 최근 10년간 보급된 인버터 에어컨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출력을 조절해 전력 소모를 줄인다. 전원을 껐다 켰다 하는 것보다는 일정한 온도로 장시간 유지하는 것이 전기료 절감에 유리하다. 선풍기나 커튼 등 보조 수단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외출 시엔 끄더라도 실내에 머무를 땐 지속 운전이 효율적이다. 필터 청소만 잘해도 냉방 효율은 크게 향상된다. 얇고 시원한 옷차림도 체감 온도를 낮춰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에어컨 가동 전 실내 온도를 먼저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바람 방향은 위쪽으로 설정한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사용하면 찬 공기가 빠르게 퍼지고, 습도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으뜸 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을 통해 에너지 효율 1등급 에어컨을 구매하면 구매가의 10%(최대 30만 원)를 환급받을 수 있다.
한편,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화재도 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에어컨 관련 화재는 2020년 221건에서 지난해 387건으로 75% 가까이 증가했다. 주요 원인은 전기 접촉 불량, 모터 과열 등 전기적 요인이며, 주로 6~9월 사이에 집중 발생했다. 올해도 7월 초까지 84건이 집계됐다.
폭염, 전기요금, 화재 위험까지 쉽지 않은 여름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관리만으로도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필터 청소, 멀티탭 과부하 점검, 외출 시 전원 차단 등의 작은 실천이 여름철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똑똑한 에너지 소비로 생활비도 절약해 보자.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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