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김상수의 부상이 결코 가볍진 않아 보인다. 정확한 상태는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단순한 1패 이상의 치명적인 패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 홈 맞대결에서 0-9로 완패했다. 하지만 이날 패배는 전반기 수많은 패배 중에서도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손실이 컸던 패배였다.
롯데는 이날 두산 선발 잭 로그를 공략하는데 애를 먹었다. 총 8이닝의 공격에서 롯데는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주자가 나갈 때마다 나온 네 번의 병살타가 찬물을 끼얹었던 까닭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9회초 수비에서 발생했다. 롯데는 0-5로 뒤진 9회초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신인' 이영재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영재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은 좌완 유망주로 2군에서 15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76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끝에 지난 9일 경기에 앞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9회초 1군 데뷔전을 치렀는데,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게 됐다.
이미 승기가 두산 쪽으로 크게 기운 상황이었던 만큼 경기의 흐름에는 큰 영향이 없었던 피홈런이었다. 그런데 롯데가 여기서 투수를 한 번 더 교체했다. 완봉을 노릴 수 있던 로그가 아닌 다른 투수가 몸을 풀고 있고, 마무리 김택연이 등판할 수 없었기 때문일까. 어차피 기울어진 경기라면 이영재에게 경험치를 제공하는 편이 나았을 수 있지만, 지난 8~9일 두산전에서 연이틀 마운드에 올랐던 김상수가 등판하게 됐다.
그래도 벤치의 판단이 내려졌고,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기가 있는 만큼 김상수는 3연투를 시작하게 됐는데, 첫 타자 이유찬에게 안타를 맞더니, 후속타자 제이크 케이브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후 양의지를 유격수 직선타로 묶어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도 잠시였다. 김상수는 이어 나온 박계범과 전다민에게 연속 안타, 오명진에게 희생플라이, 강승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쉽지 않은 등판을 이어갔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다. 0-9까지 간격이 벌어진 1사 2루 위기에서 김상수는 김인태에게 초구 145km 직구를 던졌는데, 투구 이후 베테랑이 왼쪽 무릎 뒤를 부여잡았다. 이를 본 주심은 롯데 벤치에 시그널을 보냈고, 뒤늦게 트레이너가 마운드를 방문해 김상수의 상태를 살폈다. 그런데 상태는 꽤 심각해 보였다.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은 김상수는 절뚝이며 더그아웃으로 이동하다가, 걷는 게 어려운 듯 한 발로 뛰어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에 롯데는 정현수까지 추가로 등판시킨 후에야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급기야 잠깐이지만, 어깨 통증으로 8~9일 휴식을 취했던 김원중까지 몸을 풀어야 했다. 이영재를 놔뒀다면 한 명의 투수로 경기를 매듭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경기가 끝난 뒤 "김상수는 왼쪽 무릎 뒤쪽 불편함을 호소해 교체됐다. 현재 아이싱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취재진이 두산 잭 로그와 인터뷰를 마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김상수와 마주쳤는데, 상태는 분명 좋지 않아 보였다. 김상수는 왼쪽 무릎 뒷부분에 아이싱을 해놓은 채 절뚝이며 사직구장을 빠져나갔다. 특히 김상수 옆에 있던 구단 관계자의 손에는 '목발'까지 들려있었다.
지난해 무려 74경기에 등판해 74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 4패 1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15로 활약했던 김상수는 올해 44경기에서 1패 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6.56으로 부진하며 좀처럼 중책을 맡지 못하고 있다. 단 중요한 상황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의 이닝 부담은 줄여줄 수 있는 자원.
김상수가 0-5로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라 3연투를 했어야 했을까. 롯데가 1패보다 더 큰 손실을 입은 채 전반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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