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포크볼 스피드가 더 나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한화 이글스 우완 문동주(22)는 올해 전반기를 14경기서 7승3패 평균자책점 3.75로 마쳤다. 2022년 데뷔 후 최고의 전반기였다. 생애 첫 10승이 유력하고, 2023년의 118⅔이닝을 넘어 개인통산 최다이닝을 기록할 수도 있다. 작년의 96탈삼진을 넘어 생애 첫 100탈삼진도 가능한 페이스다.

문동주는 내구성에 약점이 있다. 그러나 올해 전반기에는 부상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올해 문동주가 예년과 다른 건 투구 래퍼토리와 제구다. 우선 포심의 제구가 예년에 비해 확연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팔 스윙이 빠를수록 제구가 흔들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걸 잡아야 진짜 에이스가 된다. 안우진이 한국 최고의 투수인 건 150km대 후반의 공을 정교하게 구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포크볼을 확실하게 장착했다. 안 던지던 공은 아니었다. 문동주는 작년에도 포크볼을 조금씩 구사했다. 그러나 올해 더 많이 던지고 더 좋아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문동주의 포크볼 피안타율은 0.169다. 포심이 0.295로 높지만, 전체적으로 변화구 안정감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흥미로운 건 문동주는 포크볼 구속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이다. 8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서 최고 143km까지 나왔다. 올 시즌 평균 135.5km이고, 6월 이후 평균구속도 138~139km였다. 포심이 140km대 초반인 투수들도 있는데, 뚝 떨어지는 포크볼의 최고구속이 140km대 초반인 건 상당히 눈에 띈다.
그런데 문동주는 정작 포크볼 스피드가 더 나오는 건 자신에게 그렇게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문동주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150km 이상의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춘다. 만약 포크볼이 빠르기만 하고 움직임이 살짝 풀려서 타자에게 들어가면,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던 타자도 받쳐놓고 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문동주는 “포크볼 스피드가 더 나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타자들이 이제 직구로 반응을 할 수 있는데, 사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정도의 포크볼 궤적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스피드에 만족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떨어뜨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포크볼이 좌타자에게 우측 바깥쪽, 우타자에게 좌측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게 정타가 될 확률이 가장 낮다. 문동주가 당장 이 수준까지 포크볼을 구사하는 건 쉽지 않고, 구종 가치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업그레이드를 꾀할 필요는 있다.
어쨌든 문동주에게 포크볼은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처음에는 완성도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는데 경기를 할수록 여러 상황에서 던지다 보니 좀 오락가락하는 것 같다. 그래도 지금 가장 믿을 수 있는 구종이 포크볼이다. 가장 효과를 많이 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를 함께 구사하면서 확실히 타자들과의 승부가 편리해졌다. 더 이상 포심 160km에만 의존할 이유가 없다. 문동주는 “모든 구종이 살아나는 것 같다. 포크볼을 던지게 되니 구종 하나가 더 있다는 걸 타자들이 의식한다. 여러 구종을 여러 상황서 잘 준비해서 던지려고 한다. 그 와중에 포크볼이 추가돼서 효과를 보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게 한화의 에이스가 될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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