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MB로 전향한 국대 정호영 “이제 길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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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카와 마유와 한국 정호영./FIVB

[마이데일리 = 이보미 기자] 한국 여자배구의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정호영이 코트 위에서 빛나고 있다.

정호영은 올해 여자배구대표팀의 주축 미들블로커로 활약 중이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도 반격 과정에서 세터 김다인과의 속공은 위협적이었고, 블로킹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오는 9일부터 일본 지바에서 VNL 3주차 일정을 소화한다. 3주차 4경기 결과에 따라 VNL 잔류 여부가 가려질 예정이다. 8일 VNL 기자회견에서는 일본 이시카와 마유, 브라질 가비, 폴란드 마르티나 루카식 등과 함께 한국 대표로 정호영이 나서기도 했다. 정호영은 가까운 일본에서 1, 2주차 8경기보다 나은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정호영은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도 “한국에서 약 2주 동안 머물면서 기술적으로 보완할 점을 집중적으로 훈련을 했다”면서 “감독님이 늘 강조하는 부분이 플레이를 길게 가져갈수록 우리한테 유리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 범실도 줄여야 한다. 난 미들블로커라 리시브가 잘 되지 않으면 공격 시도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반격 과정에서의 속공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1년 전 정호영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2001년생의 190cm 정호영은 당초 제2의 김연경이라 불리는 아웃사이드 히터였다.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9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공수 균형이 중요한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자리를 잡기는 어려웠다. 결국 2020년 미들블로커로 전향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직전 시즌에도 정호영은 정관장 주축 멤버로서 챔피언결정전 무대까지 올랐다. 올해 대표팀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미들블로커 정호영./마이데일리

정호영은 “포지션 변경을 하면서 남들보다 늦게 시작을 하다보니 한 번에 배우는 것이 많았다. 그래서 나 스스로는 성장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V-리그에서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시야가 편해졌고, 국제대회에서도 이제 상대 코트에 익숙한 선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대 선수 습관이나 팀 플레이를 공부한 상태에서 뛰다보니 보다 편안하게 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고교 시절부터 성인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주전 자리를 꿰찬 것은 최근이었다. 정호영도 “어릴 때부터 대표팀에 와서 대표팀 적응은 괜찮은데 실전에 투입돼서 경기를 뛰어본 것은 2년도 되지 않았다. 작년부터 코트 안에서 선수들과의 호흡, 그리고 외국인 감독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이제야 자연스러워진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현재 VNL 18개 팀 중 17위에 위치하고 있다. 8연패를 기록한 최하위 세르비아는 결국 3주차 명단에 에이스 티야나 보스코비치를 포함시켰다. VNL 잔류 의지를 보인 셈이다. 한국도 VNL에 남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하다.

정호영은 “도미니카공화국이나 체코전처럼 아쉬운 경기들이 있었다. 도미니카공화국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끼리 많이 울기도 했다. 힘든 경기에서도 5세트까지 끌고 가서 승점을 가져올 수 있도록 최대한 집중해보겠다”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 정호영의 바람대로 모랄레스호가 일본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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