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여윳돈 93조원 '분기 최대'…소비·주담대 둔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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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계 여윳돈이 크게 늘어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초 상여금 지급 등으로 소득은 늘었지만, 비상계엄 여파에 소비가 둔화하고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8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92조9000억원으로 전분기(62조6000억원) 대비 30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분기 중 가장 큰 규모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 2023년 1분기에 기록한 92조8000억원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예금, 채권, 보험, 연금준비금으로 운용하는 자금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윳돈을 의미한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1국 자금순환팀장은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소비 둔화, 아파트 신규입주 물량 감소 등으로 여유자금이 증가해 순자금운용 규모가 전분기 대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 운용액은 101조2000억원으로 전분기(71조2000억원) 대비 30조원 증가했다. 금융기관 예치금,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보험·연금 중심으로 금융자산 운용을 늘렸다. 특히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은 2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10조5000억원)의 약 3배로 늘어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은 8조2000억원으로 전분기(8조6000억원) 대비 4000억원 줄었다. 증권·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3조원 감소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비금융 법인기업(일반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8조7000억원으로 전분기(16조2000억원) 대비 소폭 확대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경제여건 악화로 투자 활동은 위축됐지만, 상여금 지급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자금운용은 25조3000억원으로 전분기(4조40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줄어들었으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등이 증가하면서 확대했다. 

자금조달은 44조1000억원으로 전분기(20조6000억원) 대비 규모가 확대됐다. 채권 순 발행 전환 등 직접금융이 증가하며 자금조달 규모가 커졌다.

일반정부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4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3조90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국채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계절성 등에 영향을 받아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자금 운용은 4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 예치금·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등이 증가하면서 전분기(-24조8000억원) 순처분에서 순취득으로 전환했다.

자금 조달은 84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채 발행 및 금융기관 차입이 증가전환하며 전분기(-20조9000억원) 순상환에서 순차입으로 전환했다.

국외부문의 경우 순자금 조달 규모는 1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41조원) 대비 크게 축소됐다. 거주자가 매입한 해외 채권, 주식 등이 늘어나면서 해당 기간 자금조달이 늘었지만, 비거주자의 국내채권 투자가 증가하면서 자금운용이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외부문의 자금운용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부채 증가를, 자금조달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증가를 의미한다.

한편 올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4%로 전분기(89.6%)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6분기 연속 하락세다. 

김 팀장은 "가계 여유자금이 확대한 상황에서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영향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증가 폭이 확대할 수 있다"며 "2분기 GDP가 얼마나 증가할지 모르겠으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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