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번호이동(통신사 변경)과 단말기 교체 수요를 대폭 증가시키는 사건들이 연이어 생겨나고 있다. SKT는 유심 해킹, 위약금 면제로 번호이동 시장에 변화를 만들었다. 위약금 면제가 끝나면 ‘단통법’ 폐지가 예정돼 있다.
◇ 대리점 현장, 위약금 면제 적극 홍보… 요금 77% 할인도 등장
SKT는 정부 조치로 4월 1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위약금 면제 기간을 뒀다. 유심정보 해킹에 대한 회사의 귀책사유가 인정돼 위약금이 면제됐다. 해당 기간 해지 고객은 단말 지원금 반환금 및 선택약정할인 반환금을 환급받는다.
앞서 해킹 사실이 알려진 이후 5월 번호이동이 급증했다. SKT는 5월 40만5,530명, 6월 11만282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5월 국내 번호이동 수는 93만3,509명으로, SKT 가입자 이탈 영향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위약금 면제는 다시 번호이동 마케팅 경쟁에 불을 붙였다. KT와 LG유플러스 대리점들은 유심만 변경하는 방식의 번호이동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SKT 사명을 노출하며 위약금 면제를 안내하는 홍보물도 쉽게 보인다.
일부 LG유플러스 대리점은 갤럭시Z 폴드·플립7 사전예약은 아직이지만 사전예약자 대상으로 요금제 기본료를 최대 77% 할인해주겠다고 알렸다. SKT는 해킹에 대한 고객 보상안으로 8월 통신요금 50% 할인을 제시했는데, 요금제 할인에 대한 경쟁도 벌어졌다.
갤럭시Z 폴드·플립7 사전예약은 이달 중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SKT는 위약금 면제 기간을 14일까지로 하면서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려 했다. 오는 9일 미국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신규 갤럭시 단말기가 공개되면 단말기와 통신사를 모두 변경하려는 수요도 높아질 전망이다.

사전예약뿐만 아니라 정식 판매는 ‘단통법’이 폐지되는 오는 22일 일정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통신3사(SKT, KT, LGU)에 과도한 지원금 경쟁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단통법’이 폐지되기 이전에는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이 제한돼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
해킹 여파로 인한 번호이동은 알뜰폰으로도 유입됐다. 알뜰폰 회선은 지난 5월 번호이동으로 7만1,000명의 가입자가 늘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알뜰폰 회선은 4월 휴대폰 기준 누적 986만1,974회선으로 나타났는데, 지난 5월 알뜰폰은 990만 회선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3사 간 마케팅 경쟁이 알뜰폰 가입자 규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5월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에는 SKT 이탈만 8만5,180명이었다. 알뜰폰은 SKT발 유입 덕분에 가입자 순감을 피했다.
알뜰폰 업계는 ‘단통법’ 폐지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부터 통신사의 마케팅 경쟁을 우려했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판매를 분리하는 부분적 완전자급제(판매점 단말기 판매 가능)를 원했다. 번호이동에 단말기 결합판매가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문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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