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흐름을 지배한 홍명보호→중국과 확실한 레벨 차이를 증명하다[심재희의 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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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7일 중국과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용인미르스타디움=한혁승 기자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K리거들이 주축을 이룬 홍명보호가 중국을 압도하며 승전고를 울렸다. 중국을 제물로 202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개인 기량과 팀 조직력에서 모두 한 수 우위를 점하며 레벨 차이를 확실히 증명했다.

물론, A매치 기간이 아니라 유럽파가 모두 빠졌기에 이번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중국은 핵심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지만 동기부여가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기도 했다. 한국은 월드컵행을 희망하는 선수들이 힘차게 뛰었고, 중국은 월드컵 탈락 후 새롭게 판을 짜는 과정이라 의지가 많이 떨어져 보였다. 홈에서 경기를 치른 점도 한국에 유리한 요소였다.

경기 흐름을 계속 지배하면서 완승을 거둔 점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선수들이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리드를 잡았고, 앞선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향해 힘차게 전진했다. 공격 루트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중국 수비를 위협했고, 중국의 추격 의지를 꺾는 득점으로 완승 분위기를 완성했다. 선수들이 함께 잘 나눠 뛰면서 실수를 줄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후반전에는 선수 교체와 전형 변화로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중국 역시 여러 선수들을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지만, 홍명보호는 노련한 운영으로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을 내세워 에너지를 끌어올렸고,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수비 라인에 변화를 줘 후방을 든든하게 했다. 선수들이 고른 기량을 보였고, 전형과 전술 탄력도도 꽤 좋아 대승 분위기를 굳힐 수 있었다.

이동경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용인미르스타디움=한혁승 기자골 뒤풀이를 펼치는 주민규(9번). /용인미르스타디움=한혁승 기자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은 선수는 26명이다. 26명 중 23명이 K리거다. 3명은 J리거다. 주축 유럽파를 제외하고도 안정된 경기력을 보였다는 건 분명 고무적이다. 상대가 약체 중국이라고 하더라도 경기 운영과 안정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충분히 얻을 만했다. 사실상 2진으로 라인업을 꾸렸지만 준수한 경기력으로 중국과 차이를 입증했다.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에서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가 대회 중 부상해 전력에 큰 차질을 빚었다. 당시 많이 나온 이야기가 '플랜B'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플랜A와 플랜B를 잘 섞어 주면서 토너먼트 진출의 성과를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도 이런 부분을 잘 새겨야 한다. 주축 유럽파 없이 벌이는 이번 대회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월드컵 본선에서 가동할 플랜B 자원들 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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