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포르쉐다움이 가득한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 라이프치히'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독일 작센주 라이프치히 평야 한가운데 공장을 품은 트랙이 있다. 포르쉐라는 브랜드가 '경험'이라는 언어로 구현되는 공간, 바로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 라이프치히(Porsche Experience Center Leipzig, 이하 PEC 라이프치히)다.

포르쉐 브랜드의 철학은 '체험'에서 완성된다. PEC 라이프치히는 포르쉐가 만든 가장 역동적인 무대 중 하나다. 이곳은 단지 전시장이 아닌 포르쉐의 철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복합 체험 공간이다.

팩토리 안쪽에는 전용 서킷과 오프로드 코스, 고객 인도 공간, 트랙뷰 카페, 초고속 충전소까지 함께 갖춰져 있다. 매년 7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다. 신차를 인도받는 고객부터 모터스포츠 팬, 일반 방문객까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이 공간은 브랜드의 문턱을 낮추되 경험의 밀도는 결코 낮추지 않는다.


라이프치히에서는 연간 약 2000대의 차량이 이곳에서 고객에게 직접 인도된다. 신차를 받는 순간은 단순히 서류 전달이 아니라 브랜드 체험의 시작점이다. 고객은 실제 자신의 차량이 생산된 팩토리를 투어하고, 동일한 모델의 차량으로 서킷에서 인스트럭션 주행 프로그램을 체험하게 된다. 여기에 고급 식사가 포함된 레스토랑 경험까지 더해져 인도 그 자체가 하나의 이벤트가 된다.

심지어 인도 차량이 이 공장에서 생산되지 않았더라도 상관없다. 911, 타이칸, 카이엔 등 전 모델이 이곳에서 인도 가능하다.

PEC 라이프치히의 핵심은 주행 경험이다. 총 3.7㎞의 트랙은 포뮬러 원 트랙 디자이너 헤르만 틸케(Hermann Tilke)가 설계했다. 전 세계 유명 서킷의 구간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된 이 트랙은 고속주행과 정밀한 핸들링을 모두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추가로 마련된 2.2㎞ 핸들링 구간, 젖은 노면 구간, 원형 트랙은 다양한 주행조건을 가상으로 구현해준다.

오프로드 코스는 무려 132헥타르(ha) 규모. 15개 테스트 모듈로 구성된 6㎞ 구간에는 깊이 0.5m 수로, 경사도 80% 램프까지 포함돼 있어 SUV의 주행 능력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트랙 바로 옆에 위치한 카레라 카페(Carrera Café)는 클래식 모델 포르쉐 카레라 RS 2.7을 오마주한 공간이다. 상징적인 시그널 옐로 컬러, 페피타 하운드투스 패턴이 인테리어 곳곳에 녹아 있어, 단순한 휴게공간이라기보다 브랜드의 감성을 담은 거실에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드라이빙 프로그램과 팩토리 투어가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하며, 현장상황에 따라 잔여 일정이 있을 경우 당일 예약도 가능하다.

또 PEC 라이프치히는 '포르쉐 차징 익스피리언스'의 일부로, 총 2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350㎾ 초고속 DC 충전기 12기와 22㎾ AC 충전기 8기가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돼 있다.

◆전용 서킷 위에서 깨어나는 포르쉐 레이싱 본능

당연히 트랙 경험을 안 해볼 수가 없다. PEC 라이프치히 둘러본 후 마지막에는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포르쉐의 여러 모델들을 탔지만, 기억에 남는 모델은 타이칸 GTS다. 최근 수많은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지만, 포르쉐다운 전기차는 단순히 빠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트랙에 들어선 순간, 차량 안은 고요했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자 타이칸 GTS는 주저 없이 몸을 날렸다. 이질감은 없었다. 대신 전기차의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성이 포르쉐 특유의 저중심 설계, 짜임새 있는 섀시와 만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눈앞에서 체험하게 됐다.


3.7㎞로 구성된 이 서킷은 단순히 속도를 뽐내는 공간이 아니다. 세계 유수의 서킷 코너들을 조합한 이곳은 고속 직선 가속 이후 급제동, 연속 코너, 오르막과 내리막, 좌우 무게 쏠림을 감지할 수 있는 리듬 섹션까지 담아냈다.

타이칸 GTS의 진가는 리듬에서 드러났다. 차는 무게를 잊은 듯했고, 핸들은 예민하지 않고 정확했다. 브레이크는 단단했고, 속도를 지우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특히 리어에서 전륜으로 토크를 분배하며 코너를 빠져나가는 순간, 포르쉐가 왜 전기차에도 후륜 기반의 정통 스포츠 감각을 집어넣었는지를 알게 된다. 스티어링은 의도한 대로 반응했고, 가속페달 반응도 정확히 예측 가능한 선에서 움직였다.

이건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포르쉐였다. 주행 모드는 당연히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를 즐겼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댐퍼가 단단히 조여지고, 가속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스티어링 휠 너머의 풍경은 더 빨리 흐르고, 브레이크 포인트는 점점 뒤로 당겨진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그 모든 변화가 기계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운전자의 감각과 차량의 반응이 하나의 흐름처럼 연결됐다. 차는 빠르지만, 운전자는 조급해지지 않는다. 이는 많은 고성능차에서 느끼기 어려운 감각이다.

포르쉐는 속도를 즐기게 하는 대신, 차와 하나가 되는 여유를 제공한다. 트랙 위의 타이칸 GTS는 무게 중심이 아래로 단단히 박힌 채 움직였고, 바디롤은 극도로 억제됐다. 주행 중 발생하는 모든 충격은 순식간에 흡수되고, 에너지 회생제동은 기계가 아닌 본능처럼 작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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