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두산 베어스 '원클럽맨' 김재호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정든 후배들이 김재호를 위해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두산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서 8-7로 승리했다.
이날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은퇴식을 치렀다. 두산 선수단은 하나로 뭉쳐 레전드를 웃으며 떠나보냈다.
중반까지 KT가 흐름을 탔다. 두산은 1회 1사 3루에서 케이브의 내야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3회와 4회 수비에서 각각 2실점을 허용, KT에 리드를 내줬다.
야금야금 차이를 좁혔다. 5회 2사 3루에서 정수빈이 내야를 넘기는 1타점 적시타를 쳤다. 6회 수비에서 다시 1점을 내줬지만, 6회 공격 양의지의 솔로 홈런으로 상대의 기세를 끊었다. 양의지의 시즌 13호 홈런. 하지만 KT는 8회초 황재균의 적시타로 한 점 더 달아났다.


약속의 8회말, 곰이 포효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볼넷을 골라냈다. 케이브도 안타를 쳤다. 무사 1, 2루에서 양의지가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이어 김재환의 역전 스리런 홈런을 작렬, 두산이 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재환의 시즌 8호 홈런. 두산은 상대의 실책을 틈타 한 점을 추가했다.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9회 2점 차 세이브 상황에서 김택연이 등판했다. 3연투였다. 김재호의 은퇴식이기에 특별히 등판했다. 2사 이후 김민혁에게 몸에 맞는 공, 안현민에게 볼넷을 연달아 내줬다. 장성우에게 우전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1점 차 2사 1, 3루가 됐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타 강현우에게 뜬공을 유도했다. 정수빈이 이를 잡아내고 경기를 끝냈다. 8-7 두산의 짜릿한 역전승.
두산의 전성기를 이끈 베테랑들이 모두 힘을 냈다. 양의지가 4타수 2안타 1홈런 1득점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중요한 상황마다 흐름을 이어가는 만점짜리 활약이다. 김재환은 3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3타점을 기록,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한 방에 경기를 뒤집었다. 28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다. 정수빈은 4타석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1타점을 적어냈다. 2출루 경기로 진수성찬을 차렸다.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직접 잡아내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양의지는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오늘은 (김)재호 형의 은퇴식이 있는 날이라 선수단 모두가 평소보다 더 똘똘 뭉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경기 중반까지 쉽지 않은 흐름이었는데 뒤집을 수 있어서 뿌듯하다. 그 과정에서 추격하는 홈런과 적시타로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다. '선수 김재호'를 아름답게 떠나보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남은 3경기와 상관없이 전반기 9위 마무리가 확정됐다. 양의지는 "이제 전반기 3경기 남았다. 전반기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전반기 3경기, 또 남은 후반기에도 오늘같이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의지의 말대로 선수들이 하나 되어 승리할 수 있었다. 두산의 최전성기를 이끈 김재호가 떠났다. 김재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선수들이 김재호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것이 두산이 레전드를 예우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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