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재훈 괜찮나요?”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볼파크. 한화 이글스 주전포수 최재훈(36)은 대전 NC 다이노스전서 3-3 동점이던 4회말에 좌선상 2루타를 날렸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베이스를 점유하는 과정에서, 수비수와 뒤엉켰고, 오른 어깨에 강한 타격을 입었다. 당시 최재훈은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최재훈의 부상에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한화 팬들이 가장 놀랐다. 특히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에이스 코디 폰세(31)는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과 늘 호흡을 맞추는 포수이기도 하고, 이 팀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폰세는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친 뒤 “보자마자 바로 트레이너에게 가서 괜찮냐고 했다. 그 순간 패닉이 왔다”라고 했다. 트레이너가 최재훈의 어깨 상태가 좋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최재훈은 4일 경기서 폰세와 정상적으로 호흡을 맞췄다. 알고 보니 트레이더의 짓궃은 장난이었다.
폰세는 “알고 보니 농담이었다. 트레이너에게 앞으로 그런 농담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 담은 폰세와 최재훈, 한화 사람들은 다시 한번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그리고 폰세는 올해 KBO리그를 평정하면서 최재훈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폰세는 “항상 경기 전에 최재훈과 전력분석미팅을 한다. 항상 내 편에서 얘기를 해준다. 상대 투수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말고, 네가 상대할 팀의 라인업만 생각하라고 한다. 투수는 타자만 상대하면 되니 그런 조언을 많이 받는다. 또, 우리 야수들의 공격력을 믿고, 수비를 믿는다. 타자만 집중해서 공략한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외국인투수에겐 KBO리그를 잘 아는 포수의 존재가 중요하다. 투수가 잘 던질 수 있게 투구 전략을 짜고, 볼배합을 만드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올해 한화 마운드가 안정적인 건 베테랑 최재훈의 보이지 않는 공로도 있다고 봐야 한다.

한화는 1999년 이후 26년먼만에 대권에 다시 도전한다. 폰세도 폰세지만, 최재훈이 없어도 큰일 난다. 최재훈은 올 시즌 투수들도 잘 이끌지만, 타격도 쏠쏠하다. 69경기서 타율 0.299 16홈런 17타점 1도루 OPS 0.972. 그날 진짜 어깨를 다쳤다면? 폰세가 멘붕이 아니라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멘붕에 빠졌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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