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찢으라고 하면 못 찢는다” KIA 29세 꽃미남 1루수가 발레리노로 변신했다…이기면 안 아프다[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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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우/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천천히 찢으라고 하면 못 찢는다.”

KIA 타이거즈의 3일 광주 SSG 랜더스전 승리에 8회초 박찬호의 호수비가 조명된다. 박찬호는 선두타자 오태곤의 3유간 깊숙한 타구를 특유의 빠른 발로 쫓아가 백핸드로 잡은 뒤 역동작으로 1루에 원 바운드 송구를 했다.

오선우/KIA 타이거즈

아무리 어깨가 좋은 박찬호라고 해도 1루수 오선우에게 제대로 공을 던지기 어려운 거리였고, 동작 역시 무너진 상태였다. 기본적으로 박찬호가 미친 수비력을 보여줬지만, 1루수 오선우의 포구도 칭찬받아야 한다.

오선우는 순간적으로 다리를 쫙 찢었다. 마치 발레리노를 보는 듯했다. 다리를 찢어 미트를 최대한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박찬호의 원 바운드 송구가 오선우의 미트에 쏙 들어갔다. 만약 오선우가 다리를 최대한 찢지 않았다면 포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내야안타가 됐을 수 있었다.

3-2, 불안한 1점차 리드였다. 더구나 SSG는 2~5번 중심타선으로 가는 상황. 오선우의 디시전은 옳았다. 박찬호도 ‘에라 모르겠다’의 심정으로 던졌는데 오선우가 잘 잡았다고 고마워했다. 역시 호수비의 완성은 1루수의 포구다.

오선우는 구단을 통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 공을 놓치거나 세이프가 됐더라면 선두타자 출루 이후 중심 타선이었기 때문에 힘든 경기가 됐을 것이다. 송구를 발을 베이스에서 빼서 안전하게 잡을지, 발을 빼지 않고 승부를 볼지 고민을 했다. 무조건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 본능적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 다리를 찢었다. 글러브에 공이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고, 처리를 해내 다행이라 생각했다”라고 했다.

다리찢기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오선우는 “어렸을 때부터 유연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스트레칭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천천히 다리를 찢으라고 한다면 찢지 못한다. 경기에서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다리가 찢어진 것 같고, 아프다는 느낌도 없었다”라고 했다.

KIA의 승리를 위해 고통을 참았다고 봐야 한다. 오선우는 “오늘 같은 경기의 승리가 가장 기분 좋다. 모든 선수가 다같이 집중해서 만든 승리였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홈으로 돌아와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어서 선수들 모두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라고 했다.

오선우는 1루수와 외야수를 겸하지만, 본래 1루수다. 현재 1루수 요원 황대인과 변우혁이 2군에 있어서, 오선우가 1루 수비를 집중적으로 맡을 수 있는 환경이다. 물론 김도영이 8월에 돌아오면 패트릭 위즈덤이 3루 외도를 마치고 1루로 돌아갈 전망이다. 때문에 오선우는 8월부터 외야에 전념해야 한다.

그러나 김도영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1루수와 외야수를 함께 소화해야 한다. 아무래도 1루 수비력이 외야 수비력보다 탄탄하다. 최근에는 타격 생산력도 다시 올라온다. 최근 10경기 타율 0.310이다. 올 시즌 63경기서 타율 0.292 8홈런 32타점 36득점 OPS 0.286. 일발장타력이 최대 매력이다.

오선우는 “1회엔 타점 찬스가 생겼으니 어떻게든 컨택을 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다. 상대 투수였던 문승원을 1군 올라온 첫 경기에 상대해본 경험이 있어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았다. 3루 주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자신있게 스윙을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IA-LG의 경기. 기아 오선우가 6회초 1사 1,3루에서 적시 2루타를 때린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오선우는 다시 한번 KIA를 위해 다리를 찢을 준비가 됐다. 그는 “3위 싸움에 중요한 롯데전을 앞뒀다. 롯데에 강했던 기억이 있어 최대한 집중하면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 주말 시리즈가 끝날 때 팀이 3위에 있으면 좋겠고, 전반기가 끝날 때 최대한 높은 곳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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