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 모르겠다” KIA 박찬호는 역시 KBO 최고의 안타도둑…9회초 미친 센스까지 ‘이게 고급야구’[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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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역시 미워할 수 없는, KBO리그 최고의 안타도둑이다.

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가 7회말 고종욱의 결승타로 SSG 랜더스에 3-2로 승리했다. 그런데 고종욱의 결승타만큼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엄청난 수비력과 센스가 돋보였다. 1점을 지켜야 하는 8회초와 9회초의 주인공은 박찬호였다.

박찬호/KIA 타이거즈

우선 8회초 선두타자 오태곤의 타구는 상당히 3유간으로 깊숙하게 날아갔다. 박찬호가 특유의 빠른 발로 커버했다. 잡은 것만으로 대단한데, 역동작으로 기 막히게 1루에 송구했다. 박찬호의 엄청난 송구능력까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SSG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여유 있는 아웃이었다. 단, 여기엔 숨은 1인치가 있다. 1루수 오선우의 ‘다리 찢기’다. 오선우는 거의 180도로 다리를 찢으면서 박찬호의 송구를 미트에 집어넣었다. 사실 박찬호가 불편한 자세로 송구했기 때문에, 오선우의 포구 커버 범위가 넓어야 했다. 오선우의 집중력도 돋보였다.

8회초만큼 돋보인 장면이 9회초였다. SSG는 선두타자 고명준이 중전안타를 날렸다. SSG 이숭용 감독이 발 빠른 대주자 정준재를 투입했다. 후속타자는 박성한. 볼카운트 2S서 정해영의 148km 하이패스트볼을 쳤으나 빗맞았다.

타구의 탄도가 희한했다. 유격수 박찬호 방면으로 떴다. 그러나 너무 높게 뜨지 않았다. 때문에 심판진은 고의낙구를 막기 위한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할 수 없었다. 그러자 박찬호는 엄청난 센스를 발휘했다. 고의낙구를 했고, 1루에서 2루로 향하던 정준재를 2루에서 포스아웃 처리했다. 타자주자 박성한은 1루에서 세이프.

박찬호는 “정준재는 도루 2위 아니예요?”라고 했다. 실제 23도루로 리그 2위다. KIA로선 그 타구를 더블아웃으로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발 빠른 정준재를 횡사시키는 게 중요했다. 정준재로선 어쨌든 타구가 떴기 때문에 스타트를 끊을 수가 없었다. 박찬호는 여유 있게 고의낙구 이후 공을 잡아 2루에 송구했다. 더블플레이 시도는 실패.

박찬호는 “정준재보다 (박)성한이가 (누상에 있는 게 수비하기가) 나으니까. 정준재는 단독 도루능력이 있는 선수다. 확률을 생각했다”라고 헸다. 그러면서 “8회에는 진짜 되게 엉겁결에 한 수비였다. 공도 제대로 안 잡혀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던졌는데 선우가 그걸 또 잡아주네요”라고 했다.

박찬호/KIA 타이거즈

수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박찬호는 웃더니 “이제 뭐 당연하다고 생각해주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골든글러브 수상자이자 2년 연속 유격수 수비왕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다. 박찬호가 수비의 중요성, 유격수 존재감, 고급야구를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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