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울' 박진영 "많은 사랑에 미소지어져…밑천 드러날 때까지 일할 것"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박진영이 '미지의 서울'에 대한 사랑에 답했다.

박진영은 1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로, 박진영은 극 중 유미지·유미래(박보영)의 고교 동창이자 변호사 이호수 역을 맡았다. 박진영은 차분하고 이성적인 면모 뒤에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이호수의 감정선을 촘촘하게 그려내며, 현실감 있는 연기로 공감을 불렀다.

3.6% 시청률로 시작한 '미지의 서울'은 극본, 연출, 연기 3박자가 완벽하다는 호평을 얻고 최종회 8.4%로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진영은 "따뜻한 현장이었다. 저희가 결과를 알 수는 없었지만, 할 때만큼은 너무 행복했고, 저희가 느꼈던 위로와 위로 받은 현장의 분위기를 다행히 시청자 분들께서 많이 느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미지의 대사처럼 오늘은 끝났으니까 또 내일은 알 수 없고, 기쁜 마음으로 지금 이 상황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이어 "회사에서 가끔씩 좋은 반응을 보내주셨다. 제가 서치력이 좋진 않아서 많이 찾아보진 못했는데, '미지의 서울'이 매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혼자 미소가 지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전역한 지 약 2주 만에 '미지의 서울' 촬영을 시작했다. 휴식없이 곧바로 복귀한 이유는 무엇일까.

"군대 후반부가 되면 될수록 일을 너무 하고 싶은 거다. 눈 쓸 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치워도 치워도 계속 쌓이는 눈을 보고 '그만 치우고 제발 현장 가고 싶다'. 왜냐하면 처음에 군대 들어갈 때는 스스로에게 세뇌했다. '나는 'D.P.' 찍으러 간다', '지금 군복 입고 1년 반 장기 프로젝트 한다'고 생각하고 갔다"면서 "제가 군대에서 춤춘 적이 있다. 거기서 업계 친구들을 만났는데, '넌 이 작품 언제 끝나?', '난 감독님이 아직 1년 더 하라고 하셔'라고 농담식으로 얘기했다"며 "너무 일을 하고 싶긴 했다. 타의든 자의든, 일단 쉬는데 내가 힘들면서 쉬고 싶지 않아서 쉬는 타임을 굉장히 즐겼다. 동기와도 놀고, 공부도 하고, 근데 갈수록 재밌는 드라마, 영화가 많이 나오니까 '나도 하고 싶다' 했다. 근데 저는 작품을 바로 들어갈 줄은 몰랐다. 머리 기를 시간도 필요했으니까. 근데 대본을 주셨는데 이렇게 좋은 대본을 주는 거면 '쉬지 말라는 거구나' 싶더라. 저는 '나가서 여행 가고 싶어요. 한 달 만 시간 주셨으면 좋겠어요' 했었는데, 너무 좋은 글을 주시니까 일단 나 이거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을 받고는 머릿속이 이호수로 가득 찼다는 그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도 있지만, 오래 보면 볼수록 더 진국인 사람있지 않나. 이런 친구 한 명 갖고 싶다하는. 뭔가 한 부분을 보고 딱 느꼈다기보다 대본 전체를 보는데 저도 모르게 스며들었다"며 "호수를 제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지점은 처음엔 없었다. 너무 어려웠다. 너무 잔잔해 보이는데, 그렇다고 막 드러내지도 않아서 어떨까 했다. 근데 호수의 아픔을 기반으로 깔고 다시 읽어보니까 좀 달라지더라. '얘가 정말 애쓰고 있구나', 그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했는데, 제가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스킬적으로 많이 해야했던 부분들에서 영감을 받아서 호수를 디테일하게 좀 더 살리면 캐릭터가 풍성해지겠구나는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조금씩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호수는 훤칠한 외모에 능력까지 갖췄지만, 사실 10대 시절 겪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평범한 삶을 향해 헤엄치는 인물이다.

박진영은 "처음에는 감을 못 잡다가 마음이 힘든 사람일수록 엄청 웃고 괜찮으려고 노력한다는 얘기를 듣고 생각이 들었다. 호수가 작은 핸디캡이 있는데, 드러내면 드러내지지도 않고 또 드러내고 싶지 않을 거 같았다. 자기 마음을 계속 숨기는 애인데, 핸디캡이 없는 사람인 것처럼 노력하는 부분을 드러내면 호수로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말투나 말의 템포, 말을 시작하는 타이밍, 상대를 바라볼 때 더 잘 들으려고 노력하는 그런 디테일을 살리려고 했다"고 그만의 이호수를 만들어 간 과정을 설명했다.

작품 전반의 내용도, 이호수를 포함한 여러 캐릭터들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는 평도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청춘들의 공감을 얻기도. 박진영은 "사회적 약자라는 생각을 하진 못했다. 글을 읽고 감명 깊었던 건, 어느 시대든 똑같겠지만 요즘엔 너무 다 괜찮아 보이지 않나. 사실 호수도 멀리서 보면 성공한 변호사이고, 미지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고, 미래도 공사에서 너무 잘하고 있고, 혜진도 성공한 친구가 고향으로 내려와 안식년을 취하는 거 같고. 근데 들여다 보면 다 각자의 아픔이 있지 않나. 요즘 SNS 같다고 생각했다. SNS 보면 다들 잘 사는 거 같고 화려하게 사는 것 같은데, 또 그렇지만은 않지 않나. 그래서 요즘 사회를 투영한 거 같아서 약자라기보다 모든 인간을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모두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이호수와 실제 박진영의 닮은 점이 있냐는 물음에는 "전혀 없어 보이죠? 섣불리 닮았다고 하기엔 미안할 정도로 너무 좋은 사람이라"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굳이굳이 찾자면 인내하는 거, 참는 부분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참을 수 있다는 건 좀 비슷하지 않나. 그냥 이 일을 하다 보면 뭔가를 깨닫겠지 한다. 왜냐하면 마음 급하게 빨리 성과를 내고 싶은 것도 있고, 어릴 때는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저는 오래 보고 생각했다. 이 일을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좋아하기만 하면 되지, 그럼 언젠가 알아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했다. 성공은 못했지만 버틸 수 있다는 거, 저는 연습생도 했어서 그때가 많이 떠올랐다. 데뷔하기 전까지 앞이 되게 막막한데, 그때 인내와 참을성을 많이 느꼈지 않았을까"라고 이야기했다.

'미지의 서울', 영화 '하이파이브' 흥행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상반기다.

"동시다발적으로 작품이 나오는 경우가 흔치 않고, 둘 다 사랑을 받는다는 건 사실 더 흔치 않잖아요. 너무 감사했어요. 이렇게 된 타이밍과 상황에 감사했고, 빨리 선보이고 싶었던 작품이었거든요. '마녀'와 '하이파이브' 같은 경우는 오래되기도 했어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제가 전역하고 이렇게 연달아 나와서 그동안 고생했다고 선물 주신 거 같기도 했고. 전혀 아니겠지만 '내 전역을 기다려 주셨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가, 그건 아니라고 해서 그냥 지금 이런 상황이 된 것에 감사해 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선 "작품을 많이 해보고 싶다. 지금 당장의 제가 있는데, 이걸 매순간 자주 많이 기록하고 싶달까. 전 다작을 좋아한다. 그래서 목표라면, 일을 계속하고 싶다. 나의 밑천이 드러날 때까지. 잘 모르겠다. 열심히 잘 채워서 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