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 임박한 김건희… 특검의 첫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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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의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의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김건희 씨를 향한 민중기 특검팀의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 관전포인트는 김건희 씨를 상대로 한 특검의 ‘첫수’다.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16가지에 달하는 만큼 다양한 혐의 중 어떤 부분을 먼저 겨냥하는지에 따라 대한민국 정치·사법 시스템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결정될 전망이다.

◇ 16가지 혐의 뒤에 숨은 ‘권력 사유화’

김건희 특검팀은 오는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West에서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수사 업무를 개시한다. 민중기 특검은 지난달 12일 ‘김건희 특검법’에 따라 특별검사로 임명된 후 특검 수사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서초동에서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특별검사보(특검보) 인선부터 검사 파견 요청, 특검법에 명시된 16개 수사 대상 관련 사건 이첩 등 현재는 특검 수사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핵심은 김건희 씨를 둘러싼 16개의 혐의를 어떻게 분리하고 연결할지다. 앞서 특검팀은 8개 팀이 2개씩 혐의를 수사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수사가 진행돼야 하는 만큼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김건희 씨를 둘러싼 혐의들이 연쇄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사팀간에 유기적 협업이 중요해 보인다.

△주가조작 △뇌물수수 △국정농단 △선거개입 △수사방해 등은 외형상 서로 다른 사건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건들의 모든 시작은 권한 없는 사적권력(대통령 배우자 지위였던 김건희 씨)이 국가권력의 의사결정에 개입한 사상초유의 구조적 범죄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특검팀의 첫 수사의 화살은 ‘주가조작 혐의’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특검팀은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예금보험공사·국세청 등으로부터 자금과 재산 추적 전문 인력을 다수 파견받아 수사팀을 구성했다. 또 파견검사와 수사관 중에서도 금융·증권 범죄 수사에 밝은 인력이 다수 포함됐다고 전해졌다. 이런 상황을 미뤄 짐작해 보면 도이치모터스 및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핵심은 김건희 씨를 둘러싼 16개의 혐의를 어떻게 분리하고 연결할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핵심은 김건희 씨를 둘러싼 16개의 혐의를 어떻게 분리하고 연결할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특히 중앙지검이 4년 넘게 수사하고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알려졌던 김건희 씨 주가조작 인식 녹취파일을 특검이 출범하자 곧바로 서울고검이 발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수사 개시를 앞둔 김건희 특검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관련 계좌들을 광범위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른바 ‘포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특검의 칼끝이 먼저 주가조작 혐의로 향하는 모양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에는 이미 실형이 확정된 공범들이 있고, 새로운 녹음파일 증거도 나왔다”며 “이제 관련 계좌 흐름도 추적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볼 때 특검 입장에서 수사 초기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력한 출발점으로 주가조작 수사를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씨를 둘러싼 모든 혐의의 공통점은 ‘권한 없는 자의 실력 행사’로 요약할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건희 씨는 보통 일반인과 다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배우자란 신분을 이용해 국가의 행정에 관여했다”며 “법적 권한이 없음에도 국정에 개입했고, 공직자 인사와 국가 사업에 관여했다. 즉 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김건희 특검팀은 ‘권한 없는 권력자가 국정을 움직인 권력 사유화’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야 한다. 이제 특검팀은 우리의 형사사법 시스템 안에서 김건희 씨의 불법성을 입증해야 한다. 김건희 특검은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법 시스템을 복원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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