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고속도로·AI·반도체' 이재명 정부…신재생 에너지 속도 올린다

마이데일리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이호현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뉴시스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이재명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대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주말 사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과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을 산업부 2차관으로 임명했다. 반도체와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첫 산업정책 카드를 꺼내 든 만큼 반도체·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미래산업 육성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정부의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7년 가까이 기업 현장을 모두 경험한 경제·산업 전문가다.

산업계는 김 후보자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에 참여한 인사로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원전 수출 확대를 선도해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이끌며 원전 기자재 산업과의 협업 모델을 구축해온 경험을 토대로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산업 육성 및 대통령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탄소중립 기조 속 원전 활용을 확대해 산업 전반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2차관에는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이 임명됐다. 이 신임 2차관은 제3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후 산업부 무역정책과장, 무역정책관, 에너지혁신정책관 등을 거쳤다. 이후 2023년 10월 에너지정책실장에 취임했으며 재임 기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체코 원전 사업 수주,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현장 점검 등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국가 핵심 성장전략은 인공지능(AI)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양대 축으로 한 '산업 대도약'이다.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AI 소비 산업 육성을 위해서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반도체, K조선, 배터리, 신재생에너지를 조성하겠다는 방안이다.

현재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자동차 등 첨단 산업에서 치열해지는 중국과의 경쟁, 한국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전략 산업 육성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 추진 및 재생에너지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국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이뤄지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위해서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조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핵심 에너지 공약인 에너지고속도로는 11조 원을 들여 2030년까지 서해 밑에 총 1070㎞ 길이의 해저 HVDC를 설치하고 2040년까지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남권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것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확충과 전력망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RE100 △에너지 고속도로 △산업의 저탄소 전환 등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IT 빅테크들은 2030년까지 공급망 및 제품 생산의 탄소 네거티브 달성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선언한 상황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로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을 제조할 수 있어 반도체 업계에서는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시기를 앞당기려는 추세다. RE100은 기업이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운동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모든 해외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 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PPA(재생에너지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사업장에서는 2050년까지 이룰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2050년까지 RE100을 목표로 저전력 D램을 통해 에너지 효율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저전력 D램(LPDDR) 시장을 통해 제품 에너지 효율을 2030년까지 60%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국내 RE100 회원사들의 재생에너지 조달률은 평균 12%로 글로벌 평균인 53%와 비교해도 낮은 점은 남겨진 과제다.

이번 인사는 에너지도로 구축, RE100 산단 조성 등 대통령의 에너지 공약과 맞물려 에너지 정책의 안정적 추진도 더욱 탄력받을 전망이다. 이 차관은 이날 산업부 전산망에 올린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RE100 산단 조성, 에너지신산업 창출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는 만큼 적기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의 전력망도 에너지고속도로와 분산형 전력망으로 새롭게 레이아웃(lay-out)해야 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원전과 재생 양쪽을 이해하는 균형잡인 인사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합리적 에너지 믹스의 실질적인 추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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