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이걸로 나도 유명해질 수 있겠는데?"
오타니 쇼헤이가 시즌 28호 홈런을 신고했다. 팀 동료 커비 예이츠(이상 LA 다저스)가 이 공을 잡았다. 예이츠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뼈 있는 소감을 남겼다.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홈런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팀이 2-1로 살얼음판 리드를 달리던 7회초 주자 없는 2사에서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섰다. 타일러 킨리와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슬라이더 실투를 공략, 중앙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뽑았다. 시즌 28호 홈런.
이 홈런으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동률을 이룬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 2위에 위치했다. 1위는 32개를 친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다.


공교롭게도 홈런을 예이츠가 잡았다. 쿠어스 필드는 외야 펜스 뒤에 불펜이 있는 구조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예이츠가 가볍게 홈런을 캐치, 글러브를 번쩍 들어 올리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예이츠는 곧장 마운드에 올랐다. 7회말 클레이튼 커쇼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예이츠는 타이로 에스트라다와 마이클 톨리아를 각각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대타 미키 모니악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브렌튼 도일을 3루수 땅볼로 솎아 내고 이닝을 마쳤다. 1이닝 무실점을 적어낸 예이츠는 시즌 13호 홀드까지 챙겼다. 시즌 성적은 30경기 4승 2패 1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07이 됐다.
오타니의 홈런, 예이츠의 호투에 힘입어 다저스는 3-1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로버츠 감독은 "굉장히 큰 한 방이었다. 오타니가 추가점이 되는 홈런을 쳐서 1점 차 리드가 2점 차로 벌어졌고, 9회 전개의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팀 전체적으로도 소중한 쐐기점이 됐다"고 오타니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주니치 스포츠'는 예이츠의 말을 전했다. 예이츠는 "(홈런볼을 잡은 뒤) 팀 동료에게 말했다. 이걸로 나도 유명해질 수 있겠는데?"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평소에는 뭔가 좋은 일을 해도 경기 후 미디어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일이 없다. 그래서 이번 일은 좀 특별하다"라고 답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힘든 불펜 투수의 현실을 언급한 것.
홈런볼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예이츠는 "불펜 코치에게 줬다"며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 아군 누군가가 홈런을 치고, 그 공이 내 쪽으로 날아와서 실제로 잡을 수 있다면,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홈런볼은 팬들이 습득한다. '주니치 스포츠'는 "팬이 홈런볼을 습득하면 일본 언론이 취재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예이츠는 "제 이름은 커비 예이츠다. 다저스에서 뛰고 있다"라며 농담을 건넸다.
한편 예이츠는 올해 38세 시즌을 맞이한 베테랑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452경기에 출전해 30승 23패 65홀드 97세이브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에 앞서 다저스와 1년 최대 1400만 달러(약 19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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