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식 광해광업공단 사장, 출발부터 ‘위태위태’

시사위크
지난 4월 취임한 황영식 사장이 이끄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은 ‘2024년도 공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32개 공기업 중 유일하게 가장 낮은 E등급(아주 미흡)에 그쳤다. / 한국광해광업공단
지난 4월 취임한 황영식 사장이 이끄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은 ‘2024년도 공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32개 공기업 중 유일하게 가장 낮은 E등급(아주 미흡)에 그쳤다. / 한국광해광업공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광해광업공단이 ‘2024년도 공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32개 공기업 중 유일하게 E등급(아주 미흡)을 받아들었다. 태생적인 자본잠식과 지속된 실적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이전 평가에선 C등급을 받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예사롭지 않은 결과다. 특히 이 같은 결과에도 재직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기관장 해임 건의 조치를 모면한 황영식 사장이 윤석열 정권의 ‘낙하산 알박기’ 대표주자로 꼽히는 만큼, 향후 더 큰 혼란을 마주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낙하산 알박기’ 논란 속 취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낙제점’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광해광업공단은 가장 낮은 E등급이 이름을 올렸다. 평가 대상 32개 공기업 중 유일한 E등급이다. 준정부기관 55개를 더해도 E등급을 받은 건 4곳에 불과하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통합돼 2021년 출범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자원개발 실패로 심각한 재무상태에 빠져있었던 만큼,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출범할 때부터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채 자본잠식을 면하지 못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8조5,000억원이 넘고, 마이너스 3조7,000억원대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실적도 무기력하기만 하다. 출범 이후 유지해온 1조원대 연매출이 지난해 깨졌고, 영업손실은 1,318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조1,816억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이 같은 재무 및 실적을 고려하면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이번 경영실적 평가 결과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다만,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앞서 2022년도 및 2023년도 평가에서 모두 C등급을 부여받은 바 있다. 물론 지난해 상황이 더 심각해지긴 했지만, 앞선 2년 역시 재무 및 실적 문제가 심각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평가 결과가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영식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인 지난 4월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의해 임명돼 ‘낙하산 알박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 한국광해광업공단
황영식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인 지난 4월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의해 임명돼 ‘낙하산 알박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 한국광해광업공단

이런 가운데, 한국광해광업공단을 이끄는 황영식 사장이 윤석열 정권 말기 ‘낙하산 알박기’ 인사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점도 주목을 끈다.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기관의 상당수는 윤석열 정권에서 ‘낙하산’ 논란 속에 임명된 기관장을 둔 곳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 이하를 부여받거나 E등급을 부여받은 기관의 기관장에 대해선 재직기간에 따라 해임 건의 조치가 이뤄진다. 황영식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의 경우 지난 4월 취임한 만큼, 해임 건의 대상은 아니다. 실제 평가 대상 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평가 결과의 책임이 그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출발부터 위태로운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뜩이나 재무 및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한국광해광업공단인데, 취임하자마자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E등급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상경비 삭감이 검토된다. 또한 경영개선계획 제출하고, 경영개선 컨설팅을 실시해야 한다. 황영식 사장 입장에선 취임하자마자 뒤숭숭한 분위기와 까다로운 현안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당장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해임 건의 조치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낙하산 알박기’라는 꼬리표는 이를 헤쳐 나가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9월 초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자리를 지키던 황규연 전 사장이 9월 말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11월 말에 이르러서야 신임 사장 공고를 냈고 일련의 절차를 거쳐 지난 4월 15일 황영식 사장이 취임했다.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임명을 강행한 것이었다. 이에 정치권 등에서는 ‘낙하산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황영식 사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한국광해광업공단 관련 전문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뿐 아니라, 선임 절차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의혹 등에도 휩싸인 상태다. 그의 지원서 중 ‘관련 논문발표’, ‘연구 및 과제수행 주요업적’, ‘관련 분야 국가발전 기여 업적’, ‘기타 업적 및 활동사항’, ‘포상 실적’ 등의 중요 항목이 아예 공란이었던 게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앞서 한국광해광업공단 비상임이사로 재직하면서 민간 광산업체 사외이사를 겸직하고도 이를 숨긴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이 관련 사안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낙하산 알박기’ 꼬리표를 비롯해 취임을 전후로 불거진 각종 논란과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낙제점으로 인해 황영식 사장의 대내외 리더십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험로가 예상되는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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