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 해칠 수도"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한은 '경고음'

[프라임경제]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된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금융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확산이 코인런, 외환시장 변동성, 통화정책 유효성 저하 등 다층적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2309억달러(주요 스테이블코인 10종 기준)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거래에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된 비중은 지난 2017년 12월중 7.9%였으나 지난달에 84.0%로 크게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등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법정통화에 가치를 연동한 구조 덕분에 거래와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된 결과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나 유로 등 법정통화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시세 변동성이 큰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가격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결제·송금·가치저장 수단 등으로도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최근 주요국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추진이 진행되자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논의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법령을 담은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수정안이 올해 미 상원 본회의를 통과했고, EU에서는 지난해 '암호자산시장에 대한 규제안(MiCa)'이 시행됐다.

한은은 이같은 확산세가 오히려 새로운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은 접근성과 투명성, 낮은 비용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잠재적인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치 안정성과 준비자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경우, 디페깅(가치 연동 실패)과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하면서 '코인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경우 단기자금시장 충격, 은행권 유동성 리스크 등으로 금융 시스템 전반에 불안이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와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기술적 오류나 범죄 악용 가능성 등 결제·운영 측면에서 다양한 리스크가 내재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비기축통화국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경우, 환율 변동성과 자본 유출입 확대 등 외환 리스크가 커져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측면의 제약도 우려된다.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기능을 대체하게 되면 은행의 신용 창출 기능이 약화되고,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 전달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다각적이고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국내외 스테이블코인 시장 및 규제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유지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거시건전성과 통화정책 측면의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