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레이스’ 시작한 민주당… ‘친명’들의 대결

시사위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경쟁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왼쪽 사진은 정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박 의원이 23일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경쟁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왼쪽 사진은 정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박 의원이 23일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경쟁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정청래 의원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민주당의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박찬대 의원도 23일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현재 정 의원과 박 의원 간 ‘2파전’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친명(친이재명) 대결’로 펼쳐질 전망이다. 두 의원 모두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을 당시 지도부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두 의원은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 듯 이재명 정부와의 ‘원팀’을 강조하며 선명성 부각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번 당 대표 선거가 친명 간의 대결로 펼쳐지는 상황에서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 정청래 vs 박찬대… ‘친명 2파전’

민주당은 오는 8월 2일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한다. 현재로선 정 의원과 박 의원 간의 2파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두 의원은 모두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된다. 정 의원의 경우 이 대통령의 ‘1기 당 대표’ 시절 수석 최고위원을 역임했고, 2기 당 대표 당시엔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았다. 박 의원은 1기 당 대표 땐 최고위원을, 2기 당 대표 땐 원내대표를 지내며 호흡을 맞춰온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친명 간의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의원 모두 이를 염두에 둔 듯 이재명 정부와의 ‘원팀’을 강조하며 선명성 부각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검증된 원팀이 앞으로도 원팀으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부여된 과제들을 완수해 내겠다”며 “이재명-박찬대 원팀, 당·정·대 원팀에 국민과 당원 여러분도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이 신었던 운동화를 신고 나오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에 모든 역량 집중 △완벽한 내란 종식 및 특검 지원 △검찰·사법·언론개혁 △시스템을 통한 당원 주권 실현 △험지 승리 및 지방선거 압승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기 위해 장경태(오른쪽) 의원을 비롯한 동료의원들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기 위해 장경태(오른쪽) 의원을 비롯한 동료의원들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일주일 전 출사표를 던진 정 의원도 이재명 정부와의 ‘원팀’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 당 대표로 이 대통령과 한 몸처럼 행동하겠다”며 “최고의 당·정·대 관계로 정부와 대통령실과 호흡을 맞추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공약으로 △당원주권정당 △내란 종식 및 내란 세력 척결 △검찰·사법·언론개혁 △내년 6·3 지방선거를 위한 열린 공천 시스템 △전당원투표제 상설화 및 당원 주권위원회 신설 △당원 교육 강화 △당원포상제 확대 및 연말 전 당원 콘서트 실시 △정책 박람회 연 1회 개최 등을 약속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두 의원의 출마 기자회견에 함께 하며 당 대표 선거를 지원하는 모습이다. 우선 박 의원의 출마 기자회견엔 박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던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김용민·박성준 의원을 비롯해 김용만·노종면·송재봉·이훈기·정진욱·황명선 의원 등이 참석했고, 정 의원 출마 기자회견 때도 문정복·양문석·임오경·장경태·최기상 의원 등이 함께했다.

◇ “제발 이러지 말자”… ‘경쟁 과열’은 우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선거가 친명 간의 대결로 펼쳐지는 상황에서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이 이른바 ‘왕수박’으로 비판을 받았던 것이 대표적이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들을 공격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정 의원은 전날(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출연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서 정 의원은 “사실과 다른 얘기도 많이 있다”며 “저보고 ‘왕수박’이라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23년 9월 21일 이 대통령(당시 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을 당시를 언급했다. 정 의원은 “누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나서 전해철 (당시) 의원하고 웃고 나오는 사진이 있다. 정청래가 이럴 수 있냐’(고 했다)”며 “(사진을) 봤더니 가결 투표 있기 직전에 의원총회에 들어가는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는 어떻게 하면 (체포동의안) 가결을 막을까 해서 전 (전) 의원을 담당했었다. 이재명 대표를 도와달라고 밥도 먹고 술도 먹고. 그날도 잘 좀 봐달라고 하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제발 이러지 말자”며 “네거티브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적기도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박 의원도 경쟁 과열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출마) 고민을 하던 중에 갈등 조짐이 보여 더 고민스러웠다. 경쟁을 벌이게 될 상대를 신뢰한다”며 “당원들의 자정 능력, 집단지성의 힘을 전적으로 믿는다. 내부 경쟁에서 이겨보겠다고 상처 주고 분열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마 선언을 최대한 미루려다 오늘로 당긴 것도 비판이나 토론이 비난과 모함으로 비화될 우려 때문이었다”며 “약속드린 대로 멋지게 경쟁하겠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당권 경쟁이 아닌 ‘역할 경쟁’이어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당권 레이스’ 시작한 민주당… ‘친명’들의 대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