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지급 소식에… 유통가 수혜 ‘기대감’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정부가 전 국민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유통업계 내에서는 쿠폰을 통한 소비 진작으로 수혜를 볼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 ‘민생회복 소비쿠폰’ 뭐길래?

지난 19일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소비 활성화 및 경기 진작을 위한 예산이 포함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선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5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총예산 10조2,967억원이 편성됐다. 세부적으로는 소득 상위 10% 이상 국민에게 15만원, 일반 국민에 25만원, 한부모가정과 차상위계층에 40만원, 기초수급자에 50만원이 지급될 전망이다. 농어촌 인구 감소 지역 주민에게는 1인당 2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이외에도 지역사랑상품권은 1차 추경에 확보된 국비 지원 예산 4,000억원이 교부 완료된 가운데, 이번에 6,000억원이 추가 편성됐다. 이에 따라 2025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9조원 수준으로 발행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엔 지역별 재정 여건 차이 등에 따라 수도권·비수도권·인구감소지역 등으로 세분화해 국비 지원율을 차등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직 국회에서의 추경안 의결 시점이 미지수다. 추경안을 심사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비롯해 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야당의 반대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추경을 통한 지원이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소비쿠폰 등의 구체적인 지급 시기와 사용처, 지급 방법 등과 관련해서는 관계부처 TF 논의를 거쳐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 “단기적으로 직접적 효과… 장기적으로는 고민 필요해”

유통업계선 추경안을 통한 직접 지원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아직 사용처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서는 전통시장이나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업종을 가리지 않고 유통업계 전반에서 소비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편의점 업계는 최근 들어 성장세가 소폭 꺾이면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분기마다 매번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던 편의점은 2023년 들어 한 자릿수 성장으로 꺾여 연간 매출 증감률 8.1%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3% 성장에 그쳤으며, 올해 1분기에는 결국 0.4% 역성장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편의점 업계가 이번 직접 소비 지원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은 일상적인 근거리 소규모 소비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재난지원금 특수를 누렸던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조상훈‧김태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추경 집행에 따라 전반적인 소비 여력이 회복되며 유통 업종 전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재난지원금 지급 시 백화점은 사용처에서 제외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소비 회복에 따라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했다”면서 이번 추경이 소비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차 추경에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포함돼 있어 소비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규모 추경으로 하반기 국내 성장모멘텀이 강화돼 올해 GDP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발표한 수정 성장률 전망치인 0.8%보다 높아질 것. 종합하면 올해 성장률은 1% 내외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직접적 효과가 있겠지만, 일자리 창출 등 장기적인 효과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20일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추경을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는 약 0.1%p(퍼센트포인트) 내외로 추산된다”면서도 “이는 단기적인 효과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동반된 성장이 필요하다”면서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소득 주도 성장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봤지만, 일자리 창출이 동반되지 않아 장기적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