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국정 목표로 삼은 만큼 이를 위해 전문성이 필요한 과학기술·중기벤처 분야에 민간 기업가를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신임 국무조정실장 인사를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는 윤창렬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이 임명됐다.
배 후보자는 LG AI연구원장을 지냈으며 LG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의 개발과 발전을 이끈 AI 전문가다. 2016년 LG그룹에 합류한 이후 배 후보자는 LG경제연구원, LG유플러스, LG전자 LG사이언스파크 등에서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선도했다. 배 후보자는 2020년 LG가 그룹 내 AI 역량 강화를 위해 설립한 LG AI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발탁, LG그룹의 중장기 AI 전략 수립과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을 맡아왔다.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을 개발한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배 후보자는 2021년 12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1.0을 발표한 이후 2023년 7월 엑사원 2.0을 공개하는 등 생성형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 작년 말에는 엑사원 3.5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배 후보자는 2023년 15개 기업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해 국내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초거대 AI를 상용화한 성과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강 비서실장은 배 후보자에 대해 "AI 학자이자 기업가로, 초거대 AI 상용화를 통해 은탑 산업훈장을 받은 분"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기술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초대 여성 대표이사인 한 후보자는 국내 포털 산업 태동기를 이끈 대표적인 정보기술(IT) 분야 여성 리더다.
1967년생인 한 후보자는 의정부여고와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컴퓨터 전문지 민컴 기자로 활동했다. 나눔기술 홍보팀장을 거쳐 1997년 엠파스 창립 멤버로 합류한 이후 한 후보자는 검색사업본부장을 맡아 국내 최초로 '열린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터넷기업 엠파스를 거쳐 2007년 네이버에 합류한 한 후보자는 네이버 서비스1본부장, 네이버 서비스총괄 이사 등을 지내며 네이버가 국내 1위 인터넷 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후보자는 2017년 여성 최초로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뒤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50인'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한 후보자는 2022년 네이버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와 유럽사업개발대표를 맡았고, 올해 들어서는 고문으로 위촉돼 근무해왔다.
강 비서실장은 한 후보자에 대해 "라인, 네이버 웹툰 등으로 혁신을 이끌었고 포천지의 인터내셔널 파워우먼 50에 4년 연속 선정된 인물"이라며 "관련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육성 전략에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후보자, 하정우 AI미래기획 수석 등 네이버 출신 인사들의 연이은 발탁과 관련 강 비서실장은 "민과 관의 벽을 허물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려는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기업과 분야에 혜택을 주겠다는 인식을 버려야지만 대한민국 경제를 복합적 위기에서 끊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민관 벽을 허물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분을 찾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된 윤창렬 LG 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은 1990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대부분 공직 생활을 국무총리실에서 보낸 행정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국무조정실에 발을 들인 윤 실장은 사회조정실장, 국정운영실장을 거쳐 청와대 사회수석, 국무조정실 1·2차장 등도 역임했다.
강 비서실장은 윤 실장에 대해 "국무조정실 1·2차장 및 사회수석을 역임하며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정책 집행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며 "무너진 행정부 시스템을 복원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복합 위기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이 대통령이 IT 기업인 출신을 잇따라 요직에 기용하면서 'AI 3대 강국' 실현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 공약으로 'AI 3대 당국' 실현을 내건 이 대통령은 최근 AI 산업에 100조원을 투입 계획을 밝히는 등 소버린(주권) AI 개발의 중요성을 피력해왔다. 신설된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실에는 네이버클라우드 출신 AI 전문가 하정우 수석을 발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AI 산업 육성과 관련 정부와 기업 간 소통이 더 활발해지는 한편 정부 차원의 투자 및 기술 지원이 더욱 속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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