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다른 홈런과 비교해 특별할 건 없었다"
라파엘 데버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공교롭게도 '친정팀' 보스턴 레드삭스 상대로 홈런을 쳤다. 데버스는 세리머니 없이 그라운드를 돌며 친정팀을 예우했다.
데버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이적 후 5경기 만에 때려낸 홈런이다. 데버스는 지난 16일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통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조던 힉스, 카일 해리슨, 제임스 팁스 3세, 호세 베요를 내주고 강타자 데버스를 품에 안았다. 그간 4경기서 타율 0.188로 침묵하더니 결정적 한 방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스턴과 데버스는 감정싸움을 벌였다. 보스턴은 2024시즌 아메리칸 리그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알렉스 브레그먼을 영입했고, 데버스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맡기려 했다. 데버스는 강하게 반발했다. 시즌 시작 직전 데버스가 지명타자 자리를 받아들이며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다. 하지만 트리스탄 카사스가 시즌 아웃됐고, 보스턴은 다시 데버스를 1루로 보내려 했다. 다시 데버스가 폭발했다. 이후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더니, 갑작스럽게 트레이드가 터졌다.
전날(21일) 열린 보스턴과의 첫 맞대결에서 데버스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날도 첫 타석 1루 땅볼로 물러나며 맥없이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에서 기다리던 홈런이 나왔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1루, 데버스가 브라이언 베요의 2구 직구를 공략해 좌월 투런 홈런을 뽑았다. 시즌 16호 홈런이자 샌프란시스코 소속 1호 홈런.
세리머니는 없었다. 데버스는 제스쳐 없이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홈 플레이트에서 1루 주자 앤드류 키즈너와 하이파이브 후 포옹한 것이 전부.
이어진 타석에서 데버스는 루킹 삼진과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데버스의 홈런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7번째 기록을 썼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이 홈런으로 데버스는 한 팀에서 200홈런 이상을 기록한 뒤, 새 팀에서 첫 홈런을 친 상대가 친정팀인 역대 일곱 번째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경기 종료 후 데버스는 '디 애슬레틱'을 통해 "다른 홈런과 비교해 특별할 건 없다. 팀 승리에 기여하게 돼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 두 팀 다 팬들이 정말 열정적이다. 이제는 이쪽 팬들의 환대에 감사하지만, 보스턴 팬들도 절대 잊을 수 없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고, 정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오늘 한 방으로 부담을 좀 덜었을 것이다. 경기 흐름을 바꾼 아주 중요한 홈런이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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