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확률 3.1→99.1%' 마법 같은 승리에도 아쉬움 남겼다, 안현민 4볼넷→하지만 1득점…계속되는 뒤 타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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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안현민./마이데일리KT 위즈 안현민./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T 위즈가 마법의 8회를 통해 3연패를 끊었다. 귀중한 승리지만 역설적으로 KT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KT는 2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드디어 3연패를 끊었다. KT는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줬다. 4위까지 올라갔던 순위도 7위로 내려앉았다. 20일 우천 취소로 휴식을 취한 뒤 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팀 이름대로 마법 같은 승리다. KT는 8회 초까지 0-5로 끌려갔다. 상대 선발 목지훈을 공략하지 못했고, 타선은 득점권에서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8회초를 마친 시점에서 승리 확률(Win Probability·WP)는 3.1%에 불과했다.

8회말 기적이 시작됐다. 김상수와 안현민이 연달아 볼넷을 골라냈다. 이정훈이 바뀐 투수 배재환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 무사 만루가 됐다. 장성우가 1타점 적시타로 팀에 첫 점수를 안겼다. 이호연은 헛스윙 삼진. 1사 만루. 허경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1점을 더했다. 배정대도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했다. 오윤석 타석에서 이강철 감독은 대타 문상철을 냈다. NC는 마무리 류진욱을 투입했다. 문상철이 헤드샷을 맞았다. 류진욱은 퇴장당했고, KT가 다시 밀어내기로 1점을 보태, 경기는 5-5 동점이 됐다.

급하게 올라온 임정호 상대로 김상수가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쳤다. NC는 다시 투수를 이준혁으로 바꿨다. 안현민이 1-4-3 병살타로 아웃되며 길었던 8회가 끝났다. 이때 KT의 WP는 91.1%였다. 박영현이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KT가 승리를 챙겼다.

KT 위즈 김상수./마이데일리

KT 타자들도 애썼지만, NC 투수들도 자멸했다. 밀어내기만 세 번이 나왔다. 총 7점을 내는 동안 안타로 만든 점수는 2점이다. NC 투수진이 단체로 흔들리지 않았다면 경기 결과는 알 수 없었다.

앞서 점수를 낼 기회가 많았다. 7회까지 KT는 6안타 4볼넷(1고의사구)을 얻었다. 하지만 5회 무사 3루를 포함해 무수한 득점권에서 1점도 내지 못했다.

NC는 철저히 안현민을 피해갔다. 이날 안현민은 5타석 1타수 무안타 4볼넷(1고의사구) 1득점을 기록했다. NC 배터리는 시종일관 바깥쪽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NC 포수 김형준은 몇 차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바깥쪽 공을 요구했다. 장타자에게 바깥쪽 요구는 당연한 수순이다. 안현민도 말려들지 않고 침착하게 공을 골랐다.

문제는 4, 5번 타순이다. 8회 전까지 안현민은 고의사구 1개 포함 3볼넷으로 모두 베이스를 밟았다. 이어진 타석은 모두 득점권이었다. 그러나 이정훈과 장성우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안현민의 유일한 득점은 8회 허경민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나왔다.

KT 위즈 이정훈./마이데일리KT 위즈 장성우./마이데일리

현재 KT는 기존 간판타자인 강백호와 멜 로하스가 빠져있다. 강백호는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 로하스는 부진으로 각각 전열에서 이탈했다. 아쉬움 속에도 둘은 최소한의 연결고리 역할은 해줬다. 두 선수가 빠지니 타선이 자연스럽게 헐거워졌다. '베테랑' 황재균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여기에 안현민을 향한 견제가 시작됐다. 안현민은 5월 27경기에서 12개의 볼넷을 얻었다. 6월은 16경기에서 13볼넷이 나왔다. 후속 타자가 뒤를 받쳐주지 않는다면 21일 경기처럼 안현민을 거르는 사태가 반복될 것이다.

안현민 뒤 타순의 성적은 어떨까. 안현민은 4월 30일 출전을 시작으로 5월 13일까지 주로 4번 타자로 뛰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 기간 내 KT 5번 타자는 타율 0.208에 그쳤다. 리그 7위다. 득점권 타율은 0.100으로 리그 최하위. 이후 안현민은 5월 14일부터 6월 21일까지 하루(6월 8일 SSG전 7번)를 제외하고 모두 3번으로 뛰었다. 이때 KT 4번 타자는 타율 0.256(9위)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0.195(10위)로 더욱 하락했다. 5번 타자는 타율 0.279(3위)로 훌륭하지만, OPS가 0.741(7위)로 약간 아쉽다.

KT 위즈 안현민./KT 위즈

KT도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트레이드로 이정훈을 영입했다. 장성우도 6월 들어 살아나고 있다. 배정대도 최근 3경기는 침묵했지만 6월 초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강백호와 황재균이 돌아오고 로하스가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더욱 짜임새있는 타선을 구성할 수 있다.

야구는 한 선수가 승패를 좌우하기가 매우 힘들다. 안현민이 맘껏 날뛸 판을 깔아줄 타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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