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존→상무→전역→첫 등판서 151km 쾅! 벌써 연착륙 기대되는데, 통산 40승 투수는 왜 내년을 말했을까?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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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배제성./수원=김경현 기자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내년 시즌은 저 스스로도 기대할 정도로 준비 잘할 것 같다"

'배이스'가 돌아왔다. KT 위즈 우완 투수 배제성이 상무 전역 후 첫 등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등판부터 무려 151km/h를 찍었다. 이강철 감독도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러나 배제성은 올해보다는 '내년'을 언급했다.

배제성은 지난 19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3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나쁘지 않은 투구였다. 지난 2023년 10월 4일 KIA전(5이닝 7실점) 이후 625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최고 구속은 151km/h, 평균 구속은 145.7km/h가 나왔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입대 전인 2023시즌 평균 구속은 141.6km/h였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5.4%(34/52)로 훌륭했다.

KT 위즈 배제성./KT 위즈

20일 이강철 감독은 "상무에서 잘 준비해서 온 것 같다. 아주 좋은 모습이었다. 전체적인 투구나 인상 자체가 성숙해져 있는 모습"이라면서 "투구 수를 늘려가면서 선발 기회를 계속 줄 것이다.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마이데일리'와 만난 배제성은 "생각보다 긴장이 덜 돼서 경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사전 피칭하는 날에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그래서 시합 당일은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고 했다.

배제성은 17일 전역 후 곧장 1군 선수단이 있는 광주로 합류했다. 여기서 이강철 감독을 포함한 '수많은 갤러리' 앞에서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고.

배제성은 "오랜만에 1군에서 공을 던지기도 하고, 피칭할 때 갤러리도 많고 감독님도 계셔서 몸에 힘이 잘 안 빠지더라. 그런데 그렇게 한 번 긴장감을 올리고 나니까 시합 때 편했다"고 밝혔다.

피칭 이후 이강철 감독이 원포인트 레슨을 해줬다는 후문이다. 좋았던 시절보다 팔 높이가 덜 올라오는 것 같다는 조언을 해줬다고. 배제성은 "그게 피칭할 때 도움이 됐다"며 "팔을 더 올린다고 생각하니까, 제가 원래 높은 타점에서 각 있는 공을 던졌는데, 더 그렇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KT 위즈 배제성./KT 위즈

특유의 '스쿼트' 루틴도 다시 볼 수 있었다. 배제성은 "2군에서는 안 했다. 1군에서는 심신의 안정을 찾기 위해 바로 했다"며 웃었다.

최고 구속이 151km/h까지 찍혔다. 토미 존 수술 이후 1군 첫 등판이라 더욱 고무적이다. 배제성은 "수술하고 난 이후로 그렇게 세게 던진 적은 처음"이라면서 "저도 구속 나온 거 보고 놀랐다. 팔도 어찌 보면 아직 적응 중인데, 이정도 스피드가 올라온 거면 나중에도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구속 유지력은 아직 물음표다. 1~2회는 최고 151km/h, 최저 145km/h, 평균 147.1km를 찍었다. 3~4회는 최고 147kmh, 최저 140km/h, 평균 143.8km로 감소했다.

배제성은 "확실히 팔이 초반보다는 무거웠다. 짧은 이닝을 강하게 던진다고 생각하고 들어가긴 했는데, 1~2회보다 팔이 더뎌지더라. 밸런스는 괜찮아서 똑같은 느낌으로 던졌는데 스피드가 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이 꾸준히 기회를 준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하자 배제성은 "원래 익산으로 가는 걸로 알고 있었다. 이렇게 불러서 운동하는 것도 봐주시고, 선발로 던질 수 있는 기회도 주셔서 선수로서 너무 감사하다"며 "저에 대한 믿음이 있으셨기 때문에 선발로 내보내 주셨다고 생각한다. 책임감 갖고 던졌는데 앞으로 더욱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답했다.

'주무기' 슬라이더는 어땠을까. 배제성은 "밸런스는 괜찮은데 슬라이더가 진짜 좋을 때만큼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수술한 여파가 있다 보니 좋을 때만큼 날카롭게 가지는 않는다. 내년쯤이면 완벽하게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ABS가 도입되고 상하 피칭을 했던 투수들이 많은 덕을 봤다. 배제성은 "제가 각 있는 공을 던지다 보니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던 공들이 볼로 판정되면 멘탈이 흔들릴 때가 있었다. 기계가 하면 심적인 부분들도 훨씬 문제가 덜 될 것 같고, 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계속 (ABS존에) 걸리지 않을까"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첫 경기부터 ABS존 효과를 봤다. 1회 2-2 카운트에서 이창진에게 던진 직구는 바깥쪽 하단을 스쳐지나갔다. 이전이었으면 '볼'일 가능성이 높은 투구. 하지만 ABS는 스트라이크로 판단했고, 이창진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배제성은 "(이)창진이 형한테 던진 직구는 원래 같으면 사실 볼이지 않나. 그게 존에 걸렸다고 판정이 되니까 1회부터 낮게 보고 던진 경향도 있다. 그래서 직구가 바운드되는 공이 있었다. 경기 때마다 적응하면서 던지면 스스로도 훨씬 편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KT 위즈 배제성./KT 위즈

올해 목표를 묻자 "개인적인 목표를 잡기보다는 건강하게 올 한 해 마무리하면서, 팀 성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부상 방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시즌을 치를 것 같다"면서 "대신 내년 시즌만큼은 저 스스로도 기대할 정도로 준비 잘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홈 경기에 등판한 적은 없어서 아직 (돌아온 것이) 실감은 안 난다. 팬분들도 유입이 많이 되셨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준비 잘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KT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배제성은 KT의 첫 토종 10승 투수이자,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선수다. 꾸준히 선발로 뛰며 통산 40승을 거뒀다. 그동안 멈췄던 배제성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선수는 복귀 후 2년 차부터 제대로 된 투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첫 등판부터 훌륭했는데, 벌써 배제성의 2026년이 기대된다.

한편 배제성은 인터뷰에 앞서 프로필 사진을 새로 찍었다. 곧 KT 팬들은 '예비역 병장' 배제성의 멋진 프로필 사진을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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