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강제 교체’ 여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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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5월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5월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 선출 당시 김문수 전 국민의힘 후보 측과 한덕수 측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후보 강제 교체’를 시도한 점을 두고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쇄신을 위한 5대 개혁안을 띄우며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재원 전 김문수 후보 비서실장은 사태의 전말을 두고 공방을 주고받으며 논란에 다시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 김 전 후보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해당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권영세, ‘직권 단일화’ vs 김재원, ‘후보 강제 교체’ 

김 전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권 전 비대위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후보 교체’라는 잘못된 일을 주도하셔서 대선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사실상 대선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신 입장”이라며 “협상을 깬 것은 우리가 아니고 한덕수 후보 측”이라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이 지난 5월 10일 대선 경선 과정 중 벌어진 ‘후보 강제 교체’ 사건에 대해 다시 거론하게 된 것은 김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 발표에서 비롯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선 직후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 하자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 등 당 주류 의원들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권 전 원내대표의 사퇴 기자회견 이후에도 전임 원내지도부 측이 행정적인 절차 전 직권이 살아있다고 언급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비대위원장 사퇴 시 권 전 원내대표 직권으로 주류의 입맛에 맞는 새 비대위원장을 즉각 임명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5시간 동안 계속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선 김 비대위원장의 ‘사퇴’에 방점을 찍은 논의가 계속됐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의총 재개 하루 전인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5대 개혁안’을 발표해 자신의 사퇴 논의에 집중된 판을 뒤집었다. 

그는 △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반대 당론 무효화 △ 대선 후보교체 당무감사 △ 당론 투표에 당심과 민심 반영하는 당론 제도화 △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5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탄핵정국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반대를 강하게 외쳤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사태도 쌍권(권영세-권성동) 지도부가 주도해 벌어졌다.

5대 개혁안을 두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김 비대위원장의 사퇴 논의는 묻히고 ‘탄핵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교체 당무감사’가 급부상하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개혁안을 띄우면서 ‘당장 사퇴하라’는 요구를 받았던 김 비대위원장은 6월 30일까지 자신의 임기를 모두 채우면서 당내 쇄신 논의를 계속 하게 됐다. 

더불어 김 비대위원장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직권으로 당무감사위원회에 후보 교체 시도와 관련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11일 당무감사 개시를 결정하고 후보 교체 과정에 관여한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 김재원(왼쪽사진) 전 비서실장과 당시 대선 예비후보였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 측 윤기찬 정책대변인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문수-한덕수 대선후보 측 단일화 협상'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 김재원(왼쪽사진) 전 비서실장과 당시 대선 예비후보였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 측 윤기찬 정책대변인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문수-한덕수 대선후보 측 단일화 협상'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무감사위에서 황우여 전 선거관리위원장 등 당시 사태와 연관된 인사들에게 유무선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해당 사건으로 물의를 빚어 사퇴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은 사퇴 후 첫 언론인터뷰에서 후보 교체 사태에 대해 ‘오해가 많다’며 해명에 나섰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에서 “단일화 과정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시는 부분들이 많다”며 “사실은 이렇다고 설명할 기회가 없어 오해가 많이 생겼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직권’으로 단일화를 진행하기 위해 새벽에 후보 교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저희들(지도부)이 직권으로 단일화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으로 절차를 끌고 오는 과정에서 데드라인(후보 등록)이 11일 저녁이라 모든 절차가 10일 아침 9시까지는 맞춰져야 했다”며 “후보 등록하고 당원 승인 투표에 붙인다는 결정은 9일 밤 8시나 9시 전까지는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우리 의원들이 지도부한테 연락이 와서 직권으로 가는 것보다 합의에 의한 단일화를 유도하는 노력을 지도부가 최후의 순간까지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들이 많아 양쪽 후보의 대리인들을 불러 단일화 담판을 했지만 잘 안됐다”며 “협상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이미 10일 새벽이 된 상황에서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전 당원 승인 투표를 위해서는 ‘우리가 (직권으로) 절차를 진행해 나갈 수밖에 없다’ 해서 새벽에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무슨 날치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니라 끝까지 단일화 노력을 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저희는 시간이 몰려서 새벽밖에는 시간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애초 한덕수 전 총리에게 경선 참여를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거절해서 한덕수를 제외하고 대선 전략을 짰다”며 “그런데 김문수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계속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하겠다’고 해 그로 인해 한덕수 후보 카드가 사라지지 않고 지지율은 계속 유지가 됐다”고 말했다. 후보 교체 과정에서 절차적 흠결이 없었고, 김 전 후보도 ‘한덕수와 단일화’를 내세워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고 강조한 셈이다. 

이에 당시 김 전 후보의 단일화 협상 대리인으로 나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협상 과정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협상을 깬 것은 우리가 아니고 한덕수 후보 측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협상 과정에 제가 참여를 했었는데 사실과 다른 말씀을 자꾸 하시는 것은 지금 당의 사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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