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13개 공공기관이 미흡(D·E) 이하 등급의 낙제점을 받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D등급을 받으면서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 S등급 3년 연속 없어… D등급 이하 공공기관 13곳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20일 오전 10시 임기근 2차관 주재로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를 열고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평가 대상 기관은 공기업 32곳과 준정부기관 55곳 등 87곳이다. 기재부 측은 “재무실적·생산성 등 기관 운영의 효율성과 사회적책임·국가정책사업 수행 등 공공성을 균형 있게 평가했다”며 “물가·주거안정, 투자확대 등 정부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기관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경영실적 평가제도’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 노력과 성과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평가 종합 등급은 △탁월(S)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미흡(E) 등 6단계로 나뉜다.
이번 경영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탁월(S)’ 등급을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S등급’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째 배출되지 않고 있다.
우수(A) 등급 기관은 15개로 전년과 같았다.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공사 등 5개 에너지 공기업이 A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준정부기관 가운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10개 기관이 A등급에 선정됐다.
기재부 측은 “주요사업 성과가 뛰어나거나 재무실적 등 경영관리가 우수한 기관, 물가안정 및 국민경제 활성화 기여 등 정부정책을 적극 수행한 기관이 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전했다.
양호(B) 등급으로는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서부발전 △지역난방공사 등 총 28개 기관이 받았다. 보통(C) 등급은 강원랜드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석유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부동산원 등 31개 기관이 받았다.
미흡(D) 등급 기관은 9곳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은 △대한석탄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그랜드코리아레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SR 등 6곳이다. 준정부기관은 △우체국물류지원단 △한국국제협력단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3곳이다.
아주미흡(E)은 △광해광업공단 △우체국금융개발원 △한국관광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업 4곳이었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각 기관들의 예산, 임직원 성과급, 기관장 거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다. 미흡 이하(D·E) 등급 받는 기관은 임직원은 성과급이 받지 못하고, 내년도 경상경비가 일부 삭감 조치된다.
◇ 또 다시 D등급 받은 HUG… 유병태 사장 해임 건의 대상 이름 올라
아울러 기관장 경고·해임 건의 조치도 받을 수 있다.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거나 E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에 대해 정부는 기관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다만 평가연도말 기준으로 E등급인 경우 기관장 재임 기간 6개월 미만, 2년 연속 D등급인 경우 1년 미만인 기관장은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미흡 등급을 받은 5개 기관 기관장 중 재임기간(1년 이상 재임) 요건을 충족하는 유병태 HUG 사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해임 건의 대상은 유 사장이 유일하다.
유 사장은 2023년 6월 HUG 수장에 오른 인사다. HUG는 지난해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다.
다만 지난해엔 유 사장이 재임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아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또 다시 낙제점을 받으면서 해임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HUG는 전세사기 등 보증사고로 대위변제액이 급증하면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규모 적자를 낸 바 있다.
또한 정부는 종합적으로 미흡 이하 등급을 받거나, 사망 사고 같은 중대 재해가 발생한 14개 기관의 기관장에 대해선 경고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우선, 미흡 등급을 받은 9개 기관 중 2024년 말 기준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인 기관 4곳(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주식회사에스알,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국제협력단)의 기관장이 경고 대상이 됐다.
또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12개 기관 중 현재까지 재임 중인 기관장 10명도 경고 조치를 받게 됐다. △국가철도공단 △신용보증기금 △한국도로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전KPS 등의 기관장이 여기에 해당됐다.
또한 감사평가 미흡(D)인 4개 기관 중 현재까지 재임 중인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한석탄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 등 상임감사 3명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가 내려진다.
한편, 정부는 종합등급 미흡 이하(D·E)인 13개 실적부진 기관에 경영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경영개선 컨설팅 실시할 방침이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12개 기관에 대해서도 안전 관련 개선계획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또한 당기순손실 발생 공기업에 대해 임원 성과급 삭감 등 추가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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