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약 3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셔틀 외교를 복원하고 한미일 삼각공조를 발전시키자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취임 약 2주 만에 이 대통령이 일본 정상과 만남을 갖게 되면서, 새 정부를 향한 한일관계 약화 우려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 셔틀외교 재개하고 한미일 협력 강화
이 대통령은 17일(오후) G7 정상회의가 진행된 캐나다 카나나스스키에서 이시바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마치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작은 차이, 의견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서서 한국과 일본이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만큼, 양 정상은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관계 기반을 조성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당국 간 보다 활발히 대화를 이어 나가고, 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계속 논의해 나갈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현지브리핑에서 “산업, 공급망, 문화, 인적 교류를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궁극적으로 양국 간 ‘미래 지향적 협력’을 추구하자는데 방점이 찍혔다. 특히 탄핵 국면으로 중단됐던 셔틀외교 재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은 유의미한 성과로 평가된다. 경제와 안보 등 전 영역에서의 지속 가능한 협력의 발판을 다시금 마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위 실장은 “양 정상은 새롭게 다가올 60년간 미래 지향적인 한일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셔틀외교 재개에도 의지를 다졌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양 정상은 지난 9일 첫 통화에서 그간의 한미일 협력의 성과를 평가하고, 한미일 협력의 틀 안에서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약속한 바 있다. 이러한 기조는 이날 회담에서도 드러났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역의 여러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지속, 유지, 발전시키고 한일 간 협력을 심화하자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한미일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선 과거사 문제 등 민감한 문제는 깊이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견례의 성격이 짙은 첫 회담에서 민감한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실질적인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과거라는 말이 나오긴 나왔는데, 그게 쟁점을 위주로 과거를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과거의 문제는 잘 관리해 나가고 협력의 문제를 키워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꾸려가자는 그런 말씀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사를) 덮어 두자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취임 후 14일 만에 진행됐다. 역대 정부 출범 후 진행된 정상회담과 비교했을 때 매우 이른 시기에 성사된 것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한일관계에 대한 긍정적 모멘텀을 만들게 된 만큼, 새 정부 출범 과정서 이어진 한일관계 우려 전망도 잦아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일관계가 여전히 협력 관계를 향하여 나간다는 데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주어졌다”며 “한일관계의 좋은 출발점이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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