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내란 특검 열차가 경적을 울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12일 임명된 조은석 특별검사는 특검보를 비롯해 검사 파견을 관련 기관에 요청하며 수사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란 혐의 수사는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 만큼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지만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 없애야
특별검사란 특정 사건의 수사를 위해 임명되는 독립적인 수사관을 의미한다.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위 공직자나 그 친인척 등이 연루된 사건 등에서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즉, 검찰과 별개로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혐의 수사는 검찰로부터의 독립성이 강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검찰총장 출신의 내란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별검사 임명부터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조은석 특검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지명 초기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지만 수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내란 특검인 만큼 수사를 잘하는 검찰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을 이뤘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특검 사무실 위치’에서 시작됐다. 16일 조은석 특검이 “군사기밀 등 수사보안과 비용 등을 고려해 서울고등검찰청에 직무수행에 필요한 사무실 등의 제공을 요청했다”고 공지한 것인데, 검찰에 칼을 겨눠야 할지도 모르는 내란 수사를 또 다시 검사들의 안방(검찰청)에서 하겠다고 나선 셈이 된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검찰과 같은 건물 안에 특검을 두는 것은 수사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최강욱 전 의원은 “길 하나 건너면 대검찰청과 중앙지검인데, 검찰과 살길을 의논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서초동에 돌고 있다”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또 일부 민주당 지지층 커뮤니티에서도 조은석 특검이 과거 심우정 검찰총장과 박세현 고검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했던 발언을 재조명하며 ‘검찰 수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국회의원 일부는 “조은석 특검은 민주당에서 추천한 사람”이라며, “수사 결과도 나오기 전에 공격하는 건 누워서 침 뱉는 격”이라고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검찰 불신에 대한 눈초리보다, 내란 혐의로 구속돼 있는 내란범들에 대한 추가 기소가 급선무란 목소리가 정치권을 비롯해 시민단체 등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군 검찰은 구속 만료가 임박한 내란 혐의 사령관들의 보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이어 주요 내란 혐의자들이 줄줄이 구속 만료로 풀려날 수 있게 됐다.
이에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줄줄이 풀려나는 내란범들을 신속하게 추가 기소하는 것이 조은석 특검의 급선무다”라며 “조은석 특검은 국민께서 거는 기대에 부응해 철저한 수사와 신속한 추가 기소로 화답하라”고 말했다.
조은석 특검은 내란 수사의 시작 전부터 의심과 기대가 교차하는 길목에 서게 됐다. 수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여지는 없다. 다만,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 그리고 검찰 조직에 대한 거리감은 이제부터 증명해야 할 과제가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란 범죄의 실체에 다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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