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건대입구=이영실 기자 “‘피’보다 ‘땀’ 담긴 영화.”
1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병우 감독과 배우 안효섭·이민호·채수빈·신승호·나나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돼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영화 ‘PMC: 더 벙커’ ‘더 테러 라이브’ 등을 통해 몰입감 넘치는 연출력을 보여준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됐다’는 독창적이고 신선한 설정과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를 완성할 전망이다.
이날 김병우 감독은 “원작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적인 부분과 판타지가 아주 잘 섞여 있다는 점이었다”며 “마냥 판타지라고 한다면 무겁게 느낄 수 있고 영화적으로도 많은 것을 설명해야 하는 임무가 생기는데 현실 안에서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다는 것, 나만 알던 소설이 현실이 된다는 키워드가 가장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고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또 극장에서 관객이 영화를 볼 때 조금 더 참여하면서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느꼈다”며 “‘나라면 어떻게 할까’ 질문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킨다. 이야기의 출발이 지하철역, 현실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조금 더 관객이 이 이야기의 출발과 동일선상에 서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참여하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현실과 판타지, 두 요소를 어떻게 적절한 비율로 배합하느냐, 각 시퀀스로 넘어가면서 어떻게 재조정할 것인가에 대해 나뿐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가장 까다롭게, 가장 민감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민 중 내린 해답은 현실적인 문제에 조금 더 집중하자는 거였다”는 김병우 감독은 “절대 판타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게 닥친 일이라는 것을 관객이 잊지 않는 게 영화의 긴장감을 지속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각색 과정도 떠올렸다. 김병우 감독은 “분량이 굉장히 긴 소설인데 그것의 일부를 2시간 정도 러닝타임으로 극장용 영화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압축을 해야 했고 불가피하게 손실이 발생하는 부분은 있을 것”이라면서 “나 역시 원작을 몹시 사랑한 팬 중 하나로 최대한 원작자의 의도와 재미를 유지해 나가면서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영화에 맞게 약간의 수정과 각색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또 영화 한 편으로서 이야기의 완결성을 갖추는 게 중요했다”고 했다.
앞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순신 장군을 성좌(배후성)로 둔 이지혜 캐릭터 설정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관련 질문이 나오자 김병우 감독은 “각 캐릭터마다 배후성이 존재하는데 모든 캐릭터를 다 소개하는 게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영화의 분량 안에서 원작의 배후성이 등장하는 구간이 상이한 지점도 있다”고 답했다.
이지혜의 무기가 칼에서 총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시각적으로 액션 장면을 구현해야 하는 입장에서 조금 더 다양화하는 게 캐릭터를 살리는 데 있어서 훨씬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며 “특히 이지혜는 팀과는 조금 동떨어진 캐릭터기 때문에 등한시할 수 없었고 가장 극적인 순간 폭발할 수 있는 장치가 무엇일까 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작을 사랑한 팬들이 예고편 혹은 노출된 사진들을 통해 이런 지점에서 걱정 어린 말을 하는 것에 대해 나도 충분히 알고 있는데 긴말보다 어떤 연유에서 이렇게 됐는지 영화를 보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선한 캐스팅 라인업도 기대 포인트다. 먼저 ‘너의 시간 속으로’ ‘낭만닥터 김사부’ ‘사내맞선’으로 글로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안효섭이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의 결말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독자 김독자 역을 맡아 강렬한 스크린 데뷔에 나선다. 안효섭은 평범한 인물에서 소설 속 세계가 된 현실을 마주한 후 결말을 바꾸기 위해 동료들과 고군분투하는 인물이 되기까지 독자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한 안효섭은 “독자가 소설 속 결말을 바꾸고 싶어 하고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지만 실제 이 상황과 마주했을 때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최대한 라이브하게 그 감정을 느끼려고 했고 순간순간 이 표현이 맞을지 세심한 포인트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어가고자 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 ‘푸른 바다의 전설’, 영화 ‘강남 1970’에 이어 애플 TV+ ‘파친코’로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보여준 이민호는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으로 분해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이민호는 등장과 동시에 눈 뗄 수 없는 아우라로 모두를 얼어붙게 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회귀를 거친 인물의 복잡다단한 감정선과 액션 신을 자유자재로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이민호는 유중혁에 대해 “세계관 안에서 수없이 많은 경험과 감정의 교류를 나누지만 혼자만 간직한 채 다시 태어나기 때문에 아주 쓸쓸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가 살아가면서 각자만의 인생의 가치간과 짐을 다 이고 살아가는데 유중혁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캐릭터 접근 과정을 떠올렸다.
특히 소설 속 유중혁은 비주얼부터 능력까지 ‘완벽’에 가까운 인물인데, 이에 대해 이민호는 “그게 제일 허들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결핍에서 출발해 결핍의 과정을 이겨내면서 멋있어 보이는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유중혁은 시작부터 굉장히 ‘엣지’ 있는 캐릭터라 부담이 됐다”며 “영화가 나오면 원작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임했다. 싱크로율은 10%”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새콤달콤’ ‘지금 거신 전화는’ ‘더 패뷸러스’ ‘너와 나의 경찰수업’ 등 매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아 온 채수빈도 함께한다. 김독자와 함께 소설이 현실이 된 순간을 맞닥뜨린 동료 유상아로 분해 다양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인 판단을 내리는 인물을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발랄함으로 빚어내 몰입을 더한다.
채수빈은 “가장 현실에 맞닿아있는 인물이었다”며 “원작에서 유상아는 만화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영화 속 상아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인물이라 모두 함께 나갈 때 계속 브레이크를 거는 게 미워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그 중간 지점을 찾아가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파일럿’ ‘약한영웅 Class 1’ ‘환혼’ ‘D.P.’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신승호는 강인한 힘과 방어력으로 위기마다 큰 도움을 주는 군인 이현성 역으로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압도적인 피지컬과 절도 있는 액션 등 본인의 장점을 캐릭터로 승화해 눈 뗄 수 없는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신승호는 이현성에 대해 “굉장히 우직하고 단단한 성향을 가짐과 동시에 외적으로도 바위 같은, 단단한 돌덩이 같은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외적으로 강해 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나와 닮은 지점을 찾아보기도 했다. 또 실제 내가 연기자로서 가진 장점을 최대한 캐릭터에 녹여내서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주안점을 준 부분을 전했다.

‘자백’ ‘꾼’ ‘마스크걸’ ‘글리치’ 등을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 온 나나는 독자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정희원을 연기한다.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 나나는 유연하고 힘 있는 액션을 완벽 소화하며 다수의 명장면을 탄생시킨 것으로 전해져 기대감을 높인다.
나나는 “제대로 된 액션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정말 제대로 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대사가 없는 작품은 처음이다. 말보다는 행동을 보여주는 인물이었고 액션이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에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었다. 아이돌을 해서 그런지 몸을 쓰니까 에너지가 훨씬 차오르더라. 액션 배우가 되고 싶다”고 액션 도전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유중혁을 사부라 부르며 따르는 고등학생 이지혜는 그룹 블랙핑크 멤버이자 ‘뉴토피아’ ‘설강화: snowdrop’ 등에서 활약한 지수가 분한다.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극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수는 월드투어 일정으로 이날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김병우 감독은 “지수와 처음 미팅했을 때부터 굉장히 열의가 있었고 현장에서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며 “사실 분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시선을 잡을 수 있는 배우길 바랐고 지수가 굉장히 열심히 해줬다. 결과 역시 만족한다”고 자신했다.
배우들은 치열하고 또 치열했던 ‘전지적 독자 시점’ 현장을 떠올리며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효섭은 “굉장히 치열하게 열심히 준비하고 만든 작품”이라며 “실망시키지 않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했고 채수빈도 “매 장면 모두 힘을 합쳐 치열하게 찍은 작품”이라며 “시간 아깝지 않게 재밌게 보고 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면서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신승호는 “정말 치열하게 촬영했고 즐거운 현장이었다”며 “볼거리가 굉장히 풍성한 영화라고 자신한다. 뜨거운 영화다. 꼭 극장에서 신나게 봐주길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고, 나나 역시 “준비 과정에서 김병우 감독님이 ‘피보다는 땀이 보였으면 좋겠고 그런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했는데 열심히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원한 그림이 정확하게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완성도 있는 작품이 만들어졌고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작품을 향한 남다른 애정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끝으로 김병우 감독은 “극장 상황에 대한 어려움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걸 영화를 만들 때부터 직시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했던 수법을 절대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촬영과 후반 작업이 그 질문을 해결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오는 7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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