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새 주인 나타날까… MBK “2.5조원 보통주 무상 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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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신청했다. / 뉴시스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신청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신청했다. 업계서는 인가 전 M&A가 승인될 경우, 어떤 기업이 홈플러스 인수자로 나타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 “‘인가 전 M&A’로 빠른 정상화 가능해”

서울회생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 삼일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향후 10년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잉여 현금 흐름의 현재가치)는 약 2조5,000억원, 청산가치는 약 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약 1조2,000억원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법원에 회생 계획 인가 전 M&A 승인을 요청했다. 이르면 결과가 이번 주중으로 나올 전망인 가운데, 법원이 승인하면 현재 7월 10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 시기는 M&A 완료 후로 미뤄지게 된다.

구주를 매각하는 보통 M&A와는 달리 인가 전 M&A는 신주를 발행해 새로운 인수인이 대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때 인수 자금 형태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을 통해 채권단은 채권을 회수할 수 있고, 홈플러스는 부채가 감축된 정상 회사로 경영될 수 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2조5,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는 무상 소각된다.

MBK파트너스는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의 결정을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면서 “경영권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아무런 대가 없이 새로운 매수자의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인가 전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신규 자금으로 채권단은 조기에 채권을 회수할 수 있고, 홈플러스 영업 지속을 통해 직원들의 고용안정은 물론 협력사도 안정을 되찾는 등 모든 부분에서 빠르게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가질 잠재적 후보자로 여러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시장 중에서도 대형마트 업계가 몇 년째 크게 부진한 성적을 이어오고 있어 실제 매각 여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 뉴시스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가질 잠재적 후보자로 여러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시장 중에서도 대형마트 업계가 몇 년째 크게 부진한 성적을 이어오고 있어 실제 매각 여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 뉴시스

◇ 낮은 매각가에도 선뜻 인수 어려운 이유는

다만 홈플러스가 매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보는 경우, 홈플러스의 자산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조사위원의 조사 결과 홈플러스의 자산가치가 6조8,000억원으로 평가된 가운데, 부채는 2조9,000억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임대료 재협상 등이 진행되고 있고, MBK파트너스가 지분을 포기하면 매각가가 크게 떨어질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업계서는 유통 또는 이커머스 강자로 통하는 GS그룹, 네이버, 쿠팡,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가질 잠재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홈플러스가 가지고 있는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온오프라인 유통 경쟁력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가 전 M&A의 경우 앞서 대한통운, 팬오션, 대한해운, 쌍용자동차, 이스타항공 등의 성공적인 사례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대형 유통 기업조차도 홈플러스 인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몇 년째 침체기를 겪으며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특히 대형마트 업계는 그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주요 대형마트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비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면서 대형마트 업계의 올해 전망도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전망치가 75로 집계된 가운데, 대형마트는 85에서 73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는 2위 대형마트 업체로서 자산이 부채를 약 3조9,000억원가량 초과하는 기업이나,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악화, 이커머스로의 시장 재편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또한 신용등급의 예상치 못한 추가 하락으로 단기 자금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위원의 조사 결과 홈플러스는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는 높지만, 최근 영업실적은 우수하지 못해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왔다”면서 “홈플러스 인가 전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홈플러스가 기존 대주주와는 별개로 정상기업으로서 운영될 수 있도록 채권자분들은 물론,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정부 당국에 넓은 아량과 이해‧협조를 간청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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