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오)선우가 웃음기가 사라졌네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선우가 요즘 체력이 좀 떨어진 것 같다. 얼굴도 초반엔 엄청 밝았는데 어두워졌다. 웃음기가 사라졌다”라고 했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한 우투좌타 멀티맨. 아직 1군에서 100경기 이상 뛰어본 적이 없다.

올 시즌에는 이미 49경기에 나갔다. 서른 다 돼서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나갈 가능성이 크다. 1루와 코너 외야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쓰임새가 넓다. 4월 말에 1군에 올라왔고, 이젠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친 사이 완전히 레귤러 멤버가 됐다.
올 시즌 49경기서 161타수 47안타 타율 0.292 7홈런 24타점 28득점 OPS 0.832. 3할대 고타율을 유지하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애버리지가 아직 없는 선수이고, 이제 1군에서 자신의 스타일,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선수가 겪는 통과의례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은 오선우가 이 고비를 극복하길 바란다. 코칭스태프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결국 선수 본인이 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선우를 빼자니 언제든 한 방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저 정도 해주는 걸로 감사하다”라고 했다.
오선우는 새하얀 피부에 잘 생긴 얼굴로 KIA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날이 갈수록 올라간다. 그리고 진짜 매력은 장타력이다. 좌타자인데 확실히 펀치력이 좋다. 이범호 감독이 얼굴이 어두워졌다고 하자 곧바로 스리런포가 나왔다.
오선우는 14일 경기서 1회초 2사 1,2루서 선제 결승 우중월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장기적으로 장타자 발굴이 절실한 KIA에 딱 필요한 선수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신영우의 커브가 가운데로 들어오자 타이밍을 늦춰 정확하게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범호 감독은 “잘 치는 선수인 건 알았지만, 수비와 공격에서 저렇게 잘 해주고 있다. 감사하다. 풀시즌을 치르면 그 정도 타율(3할 언저리)을 치긴 힘들 것이다. 올해는 2할7푼만 쳐준다고 하면 내년엔 더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나)성범이가 돌아오고 선우가 받쳐주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KIA 외야는 당장 리빌딩이 필요하다. FA 최원준의 내년 행보를 알 수 없고, 나성범은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 이우성이 있지만, 부진이 장기화된다. 역시 30대 후반으로 가는 고종욱과 이창진도 미래 전력이라고 보긴 어렵다. 오선우, 박정우, 김호령, 김석환, 정해원이 1~2군을 오가며 경쟁력을 올리는 과정이다.
오선우는 "최근 7경기 정도 안 좋았다. 어제까지 답답했는데 공격적으로 휘둘렀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변화구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다가 파울이 나고 볼카운트가 불리해졌다. 지금은 어차피 아웃이 돼도 공격적으로 친다. 삼진이나 쳐서 아웃 되나 같다.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임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그 와중에 오선우가 일단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오선우가 미소를 되찾으니 이범호 감독도 KIA도 미소를 되찾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