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좋은 공, 그대로 둘 순 없다" 포기않은 명장…'최고 159km' 윤성빈에게 다시 찾아온 기회 [MD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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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2회말까지 4실점한 뒤 힘겨워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그 좋은 공을 갖고 있는데…"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0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지난 12일 견제구에 맞고 폐에 출혈이 발생했던 장두성과 김진욱이 말소, 2군에서 조정 기간을 보내고 있던 윤성빈과 구승민이 콜업됐다.

눈에 띄는 콜업은 단연 윤성빈이다. 부산고 시절부터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까지 사로잡았던 윤성빈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당시 롯데는 그해 신인들 중에서 가장 많은 4억 5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길 정도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만큼 하드웨어와 재능까지 모든 것을 겸비하고 있는 유망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 입단 이후 윤성빈의 행보는 아쉬웠다. 데뷔 첫 시즌 18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한 뒤 윤성빈은 2019시즌부터 지난 5월 20일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기회를 얻기 전까지 1군 등판이 세 차례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올해 2군에서 6경기에 등판해 21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40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로 활약하면서, 지난달 오랜만의 기회를 받게 됐다.

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2025년 6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4-3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당시 윤성빈의 등판은 지난해 7월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무려 294일 만이었고, 사직구장을 기준으로는 2019년 3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 이후 2472일 만이었다. 윤성빈은 1회 경기 시작부터 157km의 빠른 볼을 뿌리더니, 9구 연속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피치컴 오류로 인해 흐름이 끊기면서, 갑작스럽게 제구 난조를 겪기 시작했고, 1이닝 동안 투구수 54구, 4피안타 7사사구 2탈삼진 9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이에 윤성빈은 이튿날 다시 2군으로 내려가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김태형 감독이 숙제를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2군과 1군은 다르다.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더라. 마음이 안 좋더라. 피치컴 문제로 인해서 템포가 끊겼던 것 같다. 막 들어가야 하는데…"라며 "2군에서는 중간으로 주자가 있을 때 등판해보기로 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경험을 해봐야 한다. 선발보다는 아무래도 주자가 있는 중간이 압박이 있지 않나. 이것저것 많이 경험을 해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윤성빈은 5월 24일 KIA 타이거즈 2군과 맞대결을 시작으로 모든 경기를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윤성빈은 선발 때보다 더 빠른 159km의 초강속구를 뿌리는 등 6경기에서 1패 1홀드 1세이브를 수확, 13이닝 동안 5실점(5자책) 평균자책점 3.46으로 나쁘이 않은 성적을 남긴 결과 다시 한번 1군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계투로는 사사구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선발로는 매우 큰 아픔을 겪었던 만큼 김태형은 1군에서 윤성빈을 계투로 활용해 볼 방침이다. 1군에서의 경험이 많지는 않은 만큼 당장 타이트한 경기에 등판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추격조와 패전조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언제든 역할은 바뀔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13일 경기에 앞서 윤성빈에 대한 물음에 "이번 3연전에 투수가 조금 필요할 것 같다"고 구승민과 윤성빈을 함께 부른 이유를 밝히며 "윤성빈은 길게 던지는 것보다는 짧게 써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마이데일리2024년 7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윤성빈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윤성빈이 한화 이글스의 김서현처럼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로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을 수 있다면, 롯데로서도 드디어 윤성빈의 활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김태형 감독은 "그 좋은 공을 갖고 있는데, 그대로 둘 순 없지 않나"라고 다시 한번 기대감을 드러내며 "못 던져도 본전이지 않나. 편하게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꿔 다시 한번 1군의 부름을 받은 윤성빈이 이번엔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떨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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